뉴스를 보니 불편한 내용이 나왔습니다. 몇몇 국회의원이 특정 언론의 편향성을 근거로 취재를 거부한 것입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행동입니다.

언론의 편향성, 불공정함을 문제 삼아서는 안됩니다. 그 편향성을 판단하는 주체가 각자 자신만의 공정함을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공정함에서 ‘올바름’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제가 보기에 MBC나 JTBC는 비교적 공정하고 바른 언론사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좌편향 된 언론사로 불립니다. 또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등은 저에게는 올바르지 않고 우편향된 언론사이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언론사를 공정한 언론사라고 합니다. 이는 ‘올바름’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절대적 공정함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민주주의는 저마다 다른 ‘올바름’의 가치를 가지는 것을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공정함을 근거로 취재를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 다양성을 거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지자들,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사람만 대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권선동 의원은 지난 22대 선거에서 54.2%의 득표율로 당선되었습니다. 22대 강원 강릉시 투표율이 65.7%이므로 전체 유권자를 기준으로 하면 35.6%의 지지를 받은 샘입니다. 하지만 권선동 의원은 강원 강릉시민 전체의 의사를 대표하여 국회의원 권한을 행사합니다. 그렇기에 강릉 시민이라면 권선동 의원과 다른 정치관, 가치관, 정의관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권성동 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보고, 듣고, 분석하고, 비판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눈과 귀 역할을 대신하는 이들을 언론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마다 신뢰하는 언론사는 당연히 다릅니다. 즉, 특정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는 것은, 그 언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겠다는 말과 다름이 없습니다.

국회의원은 리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현명하게 조율하고 화합을 이끄는 것입니다. 그런데 리더가 한쪽 눈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거부하는 순간 집단의 갈등은 폭발합니다. 대화나 타협의 여지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안그래도 지금 양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 세력간의 갈등이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취재를 거부하는 것은 갈등을 더 크게 부추기는 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갈등을 부추기는 리더는 리더의 자격은 물론 민주 시민의 자질도 없습니다.

다만 언론 입장에서 각자의 ‘올바름’의 가치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나 ‘공평함’에 대해서는 숙고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어떤 정당도 절대적으로 옳을 수 없고, 또 절대적으로 그를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가진 ‘올바름’의 기준에 따라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진영의 의사’에 따라 세상을 보는 언론사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론사에 따라 절대적으로 옳은 정당이나 그른 정당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언론사는 ‘올바름’의 기준을 분명히 세우고 그에 따라 ‘어떤 정당’이든 때론 비판하고 때론 칭찬해야 합니다. 언론사가 색안경을 끼더라도 항상 같은 색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 기준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고, 이는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질 것입니다. 잘못 보고, 잘못 듣는 것은 못 보고, 못 듣는 것보다 더 위험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체 유권자 중 37.8%만 바라보는 정치를 했습니다.(득표율48.56%, 투표율77.08%) 그리고 37.8%의 목소리만을 듣고 정치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본인을 정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00%의 대리자라면 100%를 보고, 100%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취재를 거부하시는 국회의원은 다시 한 번 자신의 결정을 숙고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