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나왔다. 상식적인 예상을 깬 것이다. 대법원은 1일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 검찰의 상고를 받아들여 항소심 무죄를 파기하고 이 건을 유죄 취지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날 전원합의체 재판에서 이재명의 김문기 관련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이 '법리를 잘못 이해했다'며, 이는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되는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고등법원은 대법원의 판단대로 이재명 선거법 위반을 유죄로 다시 판결해야 한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민주당에서 이미 경선을 거쳐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의 출마를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이재명은 후보 자격이 박탈되는 것인가.

두 가지 상황이 뒤따른다.

첫째, 고등법원에서 언제 다시 판결을 하느냐는 것이다. 대선 한달 앞두고 재판을 열어 결론을 낼 것이냐는 여부다. 그렇지 않으면 이재명 출마 자격은 법적으로 유효하다.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 재판은 진행될 수 있는가. 아마 스톱될 것이다. 대법원은 선고를 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한 채 그대로 있다.
둘째, 만약 고등법원이 조기대선 안에 선고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다. 이재명의 선거법 위반에 대해 100만원 이하로 판결하면 어떻게 할 건가. 이 경우 이재명의 출마 자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만약 그 이상의 형량을 때릴 경우 (이 형량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재명 불출마는 물론이고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받은 국고보조금 45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법원이 절대 다수당을 흔들어 놓고는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고등법원에 파기환송만 했지, 이재명의 출마 자격에 대해 답을 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이재명을 확실하게 정리할 작정이면 아예 '파기자판'을 해서 선거에 출마할 수없는 형량을 직접 때렸어야 했다. 지금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대법원이 개입해 조기대선의 혼란만 더 부추겨 놓았다. 당초 대법원은 조기대선의 '혼란'을 줄이겠다며 초고속으로 이재명 선거법 위반 건에 대해 심리를 진행해 판결을 앞당겼다. 그런 대법원이 오히려 대선판을 더 혼미하게 만들었다.

굳이 대선 한 달을 앞두고 TV 생중계 재판을 열어 이같은 판결을 함으로써, 대법원이 말그대로 선거와 정치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어온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선고 자료를 통해 "공직선거법은 1심은 6개월 이내, 2심과 3심은 前審 판결 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 반드시 판결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정도로 다른 재판에 우선해 선거범 재판은 신속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후보 사건이 1심 공소제기일부터 대법원에 상고 사건이 접수되기에 이르기까지 약 2년6개월이 걸린 1, 2심에서의 절차 지연과 엇갈린 실체 판단으로 인한 혼란과 사법 불신의 강도가 유례 없다는 인식 아래 신속하고 충실하게 사건을 심리해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출처 : 최보식의언론(https://www.bos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