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8대0 윤석열 파면은 김정은, 시진핑의 공산국가에 많이 있는 일, 다양한 견해가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지 못하는 헌재는 매우 위험하다." 

얼마 전 필자는 김문수는 대통령감이 아니며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리면서 그 이유 중 하나를 '김문수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헌법을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16일 김문수의 기자회견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김문수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민주주의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며, 헌법을 제대로 읽은 적도 없는 것 같다. 헌법에서 규정한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헌법을 존중한다는 이율배반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이 모순적이라는 사실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계엄은 경비계엄과 비상계엄이 있으며, 비상계엄은 전시나 전시에 준하는 상황에서 군을 동원하는 것이라는 것도 모르는 것 같다. 

김문수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반헌법적이며 민주주의를 유린했다는 것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비상계엄으로 불편해진 것에 미안하다'는 수준의 사과라는 것을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명백히 했다. 

그리고 "윤석열의 출당은 자신이나 국힘당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윤석열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하면서 ‘윤석열 출당’ 생각이 없음도 밝혔다. 윤석열은 "김문수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서로 핑퐁게임하며 국민들을 열 받게 하고 있고. 

김문수가 대구 유세 중에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도 아닌 사과'를 하자, 윤석열이 김문수에게 전화해 노발대발하며 따졌다고 하는 소문이 있고(확인된 게 아님), 그 이후에 윤석열의 절친이며 탄핵 변호를 했던 석동현을 시민사회특별위원장으로 임명해 선대위에 합류시켰다.

YTN 뉴스에 따르면 김문수는 후보가 된 다음날 윤석열과 통화에서 '지금 당을 나가면 선거를 치를 수 없다, 자리를 지켜주셔야 된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김문수를 대통령 후보를 내세우는 정당이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으며,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는가? 

합리적이고 건전한 보수 국민들이 김문수에게 표를 주려면 적어도 비상계엄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그 가시적인 조치로 윤석열을 출당 조치하고, 비상계엄 해제 결의를 방해한 인사들을 중징계하는 최소한의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조치를 고려하기는커녕 '윤석열과 같은 입장'을 취하는 김문수가 이번 선거에서 대패하지 않으면 오히려 대한민국에게 희망이 없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김문수가 처참하게 패배하고, 국힘당이 완전히 궤멸된다면 합리적이고 건전한 새로운 보수의 피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니 그것 또한 나쁠 것도 없다. 김문수는 계속 지금처럼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