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혐의를 받고 있는 장민호씨가 지난 98년 방북 당시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에 근무하면서 고액의 연봉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이 31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민호씨는 1998년 5월부터 1999년 10월까지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KSI(Korean Software Incubator, 현 소프트웨어진흥원)에, 1994년과 1995년에는 통상산업부 산하 한국정보기술연구원 국제협력과장으로 각각 근무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장민호는 연봉으로 1998년 5월부터 1999년 1월까지는 월 5500달러를, 1999년 2월부터 10월까지는 월 5720달러를 받았으며 이는 당시 환율을 감안하면 1억2천만원이 넘는 돈'이라며 '국민이 IMF사태로 인해 고생하던 시기에 간첩의 공작금을 국가에서 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장민호는 1989년, 1998년, 1999년 방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998년과 1999년은 정보통신부 산하기간 직원이었다'면서 '그렇다면 정보통신부에서 준 월급으로 북한을 왔다갔다 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장민호씨는 1986년부터 1987년까지는 중앙일보 샌프란시스코지사 사회부 기자로, 1989년부터 1993년까지는 미군에서 물류시스템 담당으로, 1993년부터 1994년까지는 한국암스트롱사에서 영업사원으로, 1995년부터 1998년까지는 LG-EDS에서 마케팅팀장으로, 1994년부터 1995년까지는 통상산업부 산하 한국정보기술연구원 국제협력과장으로 각각 일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한국정보기술연구원와 KSI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정부의 지원을 해주는 곳이며 특히 이 시기는 대한민국 IT산업이 일어나던 때'라면서 '정부, 산업과 관계된 중요한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어떻게 이런사람이 정부산하기관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인사 과정에 문제가 있지 않았는지도 이번 수사에서 명명 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