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C·천주교 ‘지원 계속’ 주장… 일부 보수교계도 ‘인도적 지원’ 주장
대북 포용정책을 둘러싼 비판이 높아진 가운데 대북 민간지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기독교의 對北사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종교계에서는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對北지원에 대해서는 찬반이 나뉘고 있다.

특히 정부가 ‘포용정책 불변’ 입장을 고집하고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힘에 따라 기독교 단체에서도 핵실험 이후 보류되었던 대북사업을 진행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보수 교계 일각에서도 소위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좌파 성향 교계단체들은 핵실험 직후부터 對北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10월 9일 핵실험 당일에 논평을 내고 “생존을 위해 북한이 핵을 보유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의 이면에는 국제사회의 정의롭지 못한 처사가 분명히 행사되고 있다”면서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인적 물적 교류는 약간의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지속해 나가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KNCC에 소속된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진보 교단도 마찬가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도 지난 10월 19일 원불교, 불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간 직접대화와 대북 포용 정책 유지를 요구한 바 있다. 천주교에서도 대북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10월 23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북지원을 계속해야 하며 “이것이 우리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의 대북지원사업은 지금까지 ‘홍콩 카리타스’에서 주관해 왔으나 로마회의의 결정으로 이달 1일부터 한국 카리타스가 맡고 있다.

보수 교계에서도 對北지원에 대한 입장은 엇갈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박종순 목사) 측에서는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의 실패가 확인된 이상 정부와 국회와 시민사회는 대북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기총 소속 교단별로 진행 중인 대북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평양 봉수교회 재건축 사업을 해왔던 예장통합(총회장 이광선 목사)은 봉수교회 상량식을 위해 대규모 방북을 계획중이었으나 북한 핵실험으로 무산됐다. 이들은 관계자 회의를 통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북지원사업을 지속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31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옥한흠)에서 ‘북 핵실험과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도 한국교회가 인도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사회를 본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는 “정부와 적십자사가 지원하지 않는 상황에도 NGO의 지원은 이어졌다”면서 “계속 우리의 역할은 있을 거라고 본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와 연계된 NGO들도 對北지원과 북한 방문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YMCA와 월드비전에서 북한에 자전거와 연탄보일러 등을 보낸 데 이어 1일 굿네이버스에서도 대표단이 방북, 對北지원사업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김정은 기자 hyci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