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본부 사무국은 이달 말 회원국들로부터 UN에서 일하게 될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시험을 치룰 예정이다. 이번 시험에서는 회원국 가운데 북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응시자격을 부여했다.

이런 질문이 시험문제에 나오지는 않겠지만 북한과 같은 나라가 UN에서 뭘 하고 있는 것인가? 북한 사람들을 UN에서 채용하면 김정일이 통치하는 깡패국가가 갑자기 문화국가로 바뀐다는 것인가? 누구든 UN에서 일하게 되면 UN의 후광을 업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게 된다. 자유국가들의 안보를 지키는 것이 이들의 최우선 임무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고용 비용의 상당 부분은 미국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된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에서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은 이 같은 시험도 김정일의 허락 없이는 볼 수가 없다. UN 사무국이 북한주민들에게 응시자격을 부여하겠다는 것은 김정일의 요원들을 UN관리로 채용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

위폐·마약 생산·인권유린, 북한은 마귀국가

북한에서 몇 명이나 UN관리 채용시험에 응할 거냐고 묻자 UN인력과에서 일하는 관리는 “우리는 회원국들과 협조하며 일하고 있다 회원국들은 그런 정보를 언론에 내보내면 기분이 안 좋을 것”이라며 상투적으로 대답했다. 북한 사람들이 시험에 응할 것이냐고 묻자 “우리는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절 바른 UN관리의 예절 바른 대답이다.

사실 북한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다른 위협들과 비교해봤을 때 UN사무국에서 북한사람이 일하는 것은 그리 큰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없다. 이보다 더한 위협은 김정일의 미사일 생산· 밀매, 핵무기 개발이며 이제는 온 세상이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가 지난 15년간 자국민 수백만을 굶겨 죽이고 스탈린 시대의 수용소와 맞먹는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미국의 우방국들은 김정일이 그동안 위조지폐를 생산하고, 마약을 밀매하며, 강제노동으로 주민들을 수탈하고, 70~80년대에는 일본인들을 납치해갔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 세상에 ‘깡패국가’, 아니 ‘마귀국가’가 있다면 북한이 바로 그런 나라다.

UN, 개발협조라는 미명하에 대북 퍼주기 하고 있어

UN채용시험을 봐도 그렇다. UN에서 일하는 관리들의 속성이란 것이 이 세상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흉악한 범죄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 버리는 것이다. 김정일의 비밀경찰 국가에서 일어나는 범죄들을 살펴보면 그럴 수가 없다. 김정일은 사람들을 무단 체포해 고문하고, 죽을 때까지 혹사시키고,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는 사람들을 즉결처분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N관리들은 “북한의 국가발전을 위해” 또는 “개발협조의 가능성을 위한 능력의 구축”이란 미명 하에 북한에 자원을 퍼주겠다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지난 달 UN의 미 대표부에서 일하는 마크 월레스 UN개혁담당 대사는 UN이 김정일에게 현찰을 퍼주었다는 조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3대 UN 기구의 위원회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UN개발기획, UN 인구기금, 유니세프, 등 3기구에서 북한이 위원국이라 한다.

UN, 북한이 가고 있는 방향에 제동 걸어야

믿기 힘든 사실이지만 북한은 UN회의에도 회원국으로 참석하고 있으며 뉴욕에 대표부도 차려놓고 있다. UN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김정일 정권이 이렇게 세계 최고기구에서 한 자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6자회담으로 민주주의 진영은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 이 기간 동안 김정일은 미사일도 시험발사 하고 핵무기도 만들었다. 그래도 그동안 미 재무부가 김정일의 은행계좌를 동결해서 북한을 압박하는가 싶더니 국무부는 김정일에게 양보하자고 재무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제는 좀 사고의 틀을 바꿔서 북한이 가고 있는 현재의 방향에 제동을 거는 것은 어떨까? 이는 UN본부가 미국 영토에 있고, 미국이 UN에 가장 많은 비용을 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권리이며 의무이기도 한 일이다.

[원제]N. Korea's inclusion reveals U.N. flaw
[필자]클라우디아 로제트(Claudia Rosett), 美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출처]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인터넷 리뷰 02/06

정리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