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이 毒殺하려 하였던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며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에 수만 명이 참여하고 2000명 이상이 구금됐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도 현장에서 체포됐다.

집회는 하바롭스크,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부터 시작하여 수도 모스크바 중심부에 이르는 100여개의 도시와 마을에서 일어났다. 2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약 4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율리야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시위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여러분이 여기 나와줘 정말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몇 분 후 율리야는 경찰차 안에서 찍은 사진을 싣고 체포 사실을 알렸다.

인권감시단체 OVD-인포(OVD-info)는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 최소 1614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으며 정권 측은 모든 집회 신고를 불허하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집에 머무르라고 경고했다.

당국은 또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는 집회 홍보물을 삭제하고 시위 참가를 촉구하던 나발니 측근들을 체포했다고 한다. 러시아 최대 소셜미디어인 브콘탁테를 비롯해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올라왔던 집회 홍보물이 삭제되고 있다고 한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독극물에 중독돼 의식을 잃었다가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깨어났다. 지난 17일 러시아로 귀국한 직후 당국에 체포되어 모스크바의 마트로스카야 티시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나발니는 체포되기 전 흑해 연안에 있는 푸틴의 호화 별장을 폭로하기도 했다. 푸틴 정권의 부패를 주로 폭로대상으로 삼아 대중에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