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전희경, 오세훈, 나경원, 김진태, 주광덕, 이언주, 차명진, 민경욱, 안상수, 장기표. 이렇게 이름을 적어내려가면 마음이 아프다. 용감한 자유투사로서 좌익정권과 싸웠던 이들이다. 대한민국으로부터 보상을 받아야 할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들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상당수 유권자들의 분별력 문제일 것이다. 이들이 국회를 잃은 것은 훌륭한 가수가 무대를 잃은 것, 스타 선수가 경기장에 설 수 없는 것과 같다. 이들이 국회 바깥, 즉 場外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체제와 자유가 걸린 투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아니라고 놀 순 없는 일이다. 놀게 되면 잊혀진다.

활동무대를 스스로 만들 순 없을까? 19세기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들처럼 낙선자들끼리 뭉쳐 정당, 클럽 같은 조직을 만들면 어떨까? 정치판에선 이들 낙선자 그룹처럼 강한 투쟁력을 보여줄 집단도 없을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낙선을 통하여 유권자들의 양심을 깨울 수 있는 스토리의 소유자들이다. 저런 투사들을 우리가 놓쳤구나 하는 후회를 심어줄 수도 있다. 정치인은 이름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창조적이고 행동적인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들은 국립 전시회에서 집단적으로 낙선하자 정부에 항의, 별도의 낙선전을 허가 받았고 이 낙선전에서 인상주의라는 말이 만들어지면서 미술思潮를 넘어서 문명사를 바꾸는 逆轉드라마가 펼쳐졌던 것이다.
누가 아는가? 이들 낙선자들 중에서 2022년 대통령이 나올 줄이야! 큰 인물은 예외없이 실수와 실패를 거치면서 단련되어 나타난다.


<1863년. 나폴레옹 3세의 치세하에서 치뤄진 살롱 전시는 과거 그 어떤 것들보다 이례적이었다. 63년의 살롱전 심사위원단은 유난히 보수적이었고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했는데 그 결과 출품작 5000점 중에서 3000점이 낙선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이례적인 낙선 비율은 예술계에 엄청난 동요를 불러일으켰고 이러한 동요가 황제의 귀에 들어갈 정도로 사태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급기야 황제는 인상주의 운동의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형성하게 되는 결정을 하게 된다. 그는 4월 22일 오후 만국박람회장에서 낙선된 작품들을 둘러본 이후 "5월 15일 산업관의 다른 한쪽에서 낙선된 작품들을 전시할 것이다"라는 폭탄선언을 한 것이다. 살롱전의 낙선으로 좌절하고 있던 많은 예술가는 이 조치에 한껏 기대감을 품었고 일부는 나폴레옹 3세의 자유주의적 조치에 의구심을 품기도 했지만 쿠르베를 비롯한 전위적인 작가들은 그 조치의 속내가 무엇이던간에 산업관에 걸 작품들을 선별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1863년의 살롱전에는 인상주의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도 끼어있었다. 낙선 전 당일 수많은 관중들이 이 실패한 작품들을 보러오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 관중들의 반응은 대개 일관적이었다. 오늘날에도 많이 전해지듯이 급진적인 낙선 작품들은 실력이 부족한 화가의 작품으로 치부되었고 공개적으로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물론 몇몇 평론가들은 낙선전의 작품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장장 20년에 걸친 인상주의 운동의 투쟁의 역사가 바로 1863년의 낙선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863년이 인상주의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이유는 마네라는 구심점이 이때를 기준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이었다. 급진적인 화풍을 배제하기 위한 이례적인 낙선 비율과 뒤이은 화가들의 반발 그리고 낙선전의 출품과 이 전시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은 공교롭게도 인상주의를 집단적인 운동으로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이다.>(나무위키)

<인상주의(impressionism, 印象主義) 또는 인상파(印象派)는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거부하고 색채·색조·질감 자체에 관심을 두는 미술 사조이다. 인상주의를 추구한 화가들을 인상파라고 하는데, 이들은 빛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변화 속에서 자연을 묘사하고, 색채나 색조의 순간적 효과를 이용하여 눈에 보이는 세계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기록하려 하였다. 1860년대 파리의 미술가들이 주도하기 시작했다. 인상주의라는 이름은 클로드 모네의 유화 《인상, 해돋이》(Impression, Sunrise)에서 비롯되었는데, 비평가 루이 르로이가 《Le Charivari》지에 기고한 비판에서 처음으로 쓰였었다. 인상주의 미술은 인상주의 음악과 인상주의 문학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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