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비공개 오찬 회동에서 청와대 개방을 놓고 부인 김건희 여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오찬 회동 참석자는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개방된 청와대를 뒤늦게 둘러본 뒤 ‘미리 봤으면 우리도 청와대에 그대로 있자고 했을 것 같다’는 취지의 말씀하셨다고 한다”라고 전했다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KBS 1TV ‘열린음악회’를 본 뒤 청와대 내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등을 구경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청와대를 둘러본 후 “여기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이렇게 좋은데인 줄 알았다면, 만약 여기 와서 잠시라도 살았다면 청와대를 나가기 굉장히 어려웠겠다”라며 “미리 보여줬으면 들어가서 안 나온다고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속으로 ‘아, 안 보여주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말을 듣고 “지금이야 아파트에 그대로 사니까 (김 여사가) 영부인 된 기분이 나겠나”라며 “그 좋은 구중궁궐에 살았으면 아마 대통령께서 부인한테 더 존경받았을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저는 과거에 관저 식당에서 식사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청와대가 얼마나 좋은지 알았다. 여기에 한 번 들어오면 못 나간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그래서 처음부터 청와대에 안 들어가고 바로 집무실 이전을 추진했다”라고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현재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7월 초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여기서 몇 가지를 새로 알게 되었다.

*윤석열 부부는 청와대 구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집무실 이전을 추진했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제왕적 권력의 상징'이라는 선입견을 가졌고, 구조상 비서와 대통령이 소통하기 어렵다는 오해를 한 흔적이 있다.
*그는 청와대에 원초적인 거부감을 가진 것 같다. 대통령이 살기 좋으면 국민도 편한데 왜 굳이 불편한 두 집 살림을 선택했는지 이 대화로는 알 수가 없다. 윤석열 부부만 불편하 게 아니다. 국방부, 합참, 외교부, 경찰, 시민들까지 연쇄적으로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입버릇처럼 청와대가 제왕적 권력의 상징이라고 매도하는 것을 보면 청와대의 가장 오랜 주인이었던 이승만 박정희도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닌가 짐작된다. 역사에 대한 겸손함이 없다.
*구중궁궐이란 표현은 지나치다. 보수적 대통령들이 청와대에 거주한 기간이 훨씬 길다. 어려운 조건에서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고심했던 선배 대통령들에 대한 존중심이 결여되어 있다. 앞선 대통령들은 다 구중궁궐에 살던 독재자들이고, 본인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초대 대통령이라 착각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새로 잡은 권력과 어용언론의 부추김에 기고만장한 모습이다. 이런 대화를 자랑스럽게 전한 이들의 정신감정이 필요하다. 차라리 전해 듣지 않았으면 좋을 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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