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에 좋은 칼럼이 있다. 이것이다.《[선우정 칼럼] 이재명 대통령이 지운 박정희의 유산》

물론 “좋기는 뭐가 좋아 나쁘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다르게 보는 사람이 있으므로 도리어 더 빛이 난다. 지금 이재명을 말릴 사람이 없으니 그의 행보가 안 좋아 보이듯이 말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예정에 반대 목소리가 늘자 정책실장이란 이가 이렇게 말했다. “기업이 떠나면 그때 법을 고치면 된다.” 저 칼럼도 이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는 “이건 아니다.”는 웅변이지 않겠나. 이재명 주변 사람들은 어째서인지 무거운 말을 가볍게 말한다. 고위공직자가 행정에 비가역성(非可逆性)이 있음을 못 본 탓일 것이다.

이재명의 경제 정책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결과는 열에 아홉이 이재명 다음 대통령 때에 나타난다. 그때 가서 바꾼다니?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이재명이 그때까지 정권을 쥐고 있는다는 말로 들려서 몹시 두려웠다. 그러나 이성은 그럴 일은 없다며 위로해 주었다. 신문에 한국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과 이후의 시대 구분이 생길 것이다는 기사가 났었다. 마치 박정희 이전과 이후의 시대 구분 같아서 또 한 번 두려웠다.

더민당 의원 누군가가 이재명을 ‘외교의 달인’이라 했고 또 다른 의원은 ‘실용주의자’라 말했다. 그들의 발언이 다 틀렸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50점밖에 안 되는 점사(占辭)라 하겠다. 그래서 이재명 정권을 삼가 품평해 본다. 만약 이재명 정권이 실패한다면 내적 이유가 아닌 외부 요인으로 그렇게 될 것 같다. 만일 현실화된다면 ‘외교의 달인’이란 추킨 사람이 책임질 일이다.

이재명이 외교에서 결정적인 패착은 두지 않았다 하더라도 두는 수마다 완착(緩着)이 되어 끝내는 패국을 막지 못하는 것과 같다 하겠는데, 300여 명이 잡혀간 것은 무슨 외교술에서 비롯된 일인가?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이 일에 신문에 난 말은 겨우 ‘동맹’이었다. “동맹국을 와 이라노?”란 항의일 것이다. 이미 트럼프는 동맹보다 자국(自國)을 위에 두는데 약효 없는 ‘동맹’이나 외운 것이다. 외교는 외교대로, 동맹은 동맹대로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백전백패할 것이다.

미국의 위무(威武. 위세와 무력) 앞에서 이재명인들 뭐 어쩌겠냐마는 ‘외교의 달인’이란 말이 안 나왔다면 왜 이런 글이 나오겠나. 따라서 사람을 함부로 칭찬하면 아부밖에 안 된다. 앞으로는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데다가 혹 귀신 뺨치는 반전이 나올 수도 있기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러하다. 나아가 현재로서는 이팔지신(二八之臣)이 줄을 지어 나오고, 십란지신(十亂之臣)이 일어서더라도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다.

밖에서 잃은 것은 안에서 찾는 도리밖에 없다. ‘외교 달인’의 외교술이 먹혀들지 않으면 안에서 덕정(德政)을 펴면 만회된다. 다음은 이재명의 ‘실용주의’가 도마에 오를 것이다. 그때 가면 또 그에 따른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외교의 달인’이란 아부가 없었다면 태어난 지 석 달밖에 안 된 아이를 두고 누가 곱다 밉다 말하겠는가. 경상도 말에 “자사서 욕본다.”가 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 없을 건데 스스로 왈기고 발긴 나머지 고생을 사서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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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팔지신은 중국의 8개(愷)와 팔원(元)을 말하는데 훌륭한 신하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고, 십란지신은 주나라 무왕과 함께 다스렸던 열 명의 어진 신하를 말한다 '난'은 '치(治)'의 뜻으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