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1월 20일 국제신문 기사

釜山師大 입시문제 누설

3백점 配點의 美術實技 百명線 畵室서 事前연습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의 올해 입학시험에서 총점7백40점 중 3백점을 차지하는 실기문제가 시험 전에 누설돼 최저 30여명의 수험생들이 실기문제를 1일, 3일, 혹은 7일 앞서 알고 연습한 다음 시험에 응했음이 20일 밝혀졌다.

본사취재반의 조사결과 실기문제는 ▲미술교육학과 재학생의 입을 통해 2개 화실(畵室)의 수험준비생 10여명에게 ▲몇몇 미술가들을 통해 그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던 수험 준비생들과 그들이 출입하는 미술학원 및 화실로 ▲시내일부 화방(畵房)을 통해 미술교육학과 지망생들에게 누설되었다. 본사가 확인한 것만 해도 6개 미술학원 및 화실에서 정확한 사전정보를 입수했음이 드러났다.

10.6 대 1(정원30명에 3백18명 지원)의 최고경쟁률을 보인 釜大 미술교육과는 지난 16일에 데셍, 17일엔 수채화(정물)의 실기시험을 치렀다. 釜大는 입학시험요강에서 데셍의 소재는 ①아폴로 ②카라카라 ③미켈란제로 ④모리엣의 4 석고상 중 하나를 출제한다고 발표했었다.

釜大는 시험당일 데셍 부문에선 모리엣, 수채화에선 국화, 꽃병, 사과, 유리병, 배, 귤, 깡통, 당근, 보자기, 무우, 접시를 실기소재로 지정했다. 西구 西大新洞의 간판 없는 모 화실에 나가 수험준비를 해온 K여고의 P양은 시험 1주일 전에 이 화실의 수험준비생 10여명이 모리엣이 출제된다는 정보를 입수, 모리엣 데셍만 연습했다고 말했다.

中區 新昌洞 모 화실에 출입해온 모 고교 Y군은 『데셍 실기시험 바로 전날 저녁에 어떤 釜大 미술교육학과 재학생으로부터 모리엣이 출제된다는 연락이 와서 8명의 수험생이 밤늦게 까지 연습했다.』고 실토했다. 이름난 모 입시관계 미술가로부터 1주일에 1~2회 개인지도를 받아온 S여고의 수험생 B양은 『시험 3일 전에 선생님이 우리에게 모리엣 출제를 귀띔해 주었고 靜物엔 사과 들국화 꽃병 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 했다.

본사취재반이 면접한 실기문제 사전입수 수험생들은 정물 수채화 실기 때는 줄무늬가 있는 목탄지를 대학에서 실기용지로 나눠줄 것이란 정보까지 지난 12월부터 모 화방에서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정보대로 이번 수채화 실기 땐 줄무늬 목탄지가 배부됐다.(무늬 없는 목탄지에 연습해온 수험생들이 줄무늬 목탄지를 갑자기 쓸 땐 종이 질의 차이로 적응하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본사 취재반이 확인한 실기문제 사전정보입수 수험생들은 30여명이지만 한 미술가는 누설의 확대로 그 숫자는 약1백 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 미술가는 초보자가 4개의 후보 소재를 모두 연습하는 대신 모리엣 데셍에만 3~7일간 전념했을 경우 결정적인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0여개의 시내 미술학원 및 화실 중 모리엣 출제정보를 늦게(1~3일전)안 곳에선 부랴부랴 모리엣 데셍 연습작전으로 전환했고 시험 당일까지 몰랐던 수험생 지도 미술가들은 학부형들의 추궁전화에 진땀을 뺐다. 당일 시험장에선 수험생들이 『우리 선생님 말이 맞았다』고 환성을 올리자 지도선생이 당황하는 촌극도 빚어졌다고 한다. 화실을 가진 대부분의 수험생 지도 미술가들은 모리엣 데셍이 4개중 가장 수준 높은 것이라 기초실력을 재는 입시에선 출제확률이 가장 낮다고 점쳐왔다고 한다.

모리엣 출제를 몰랐던 모학원의 한 화가는 자기학원 출신 수험생들의 부모들이 합격자가 발표된 뒤엔 가만있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으며 부산의 미술계가 이 문제로 술렁댄다고 말했다.

이의주 과장 말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 과장 李의주 교수는 20일 실기문제의 선정경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데셍문제는 실기시험 하루 앞인 15일 상오 11시 결정, 그날 하오 4시에 모리엣 석고상을 동아화방에서 구입했다. 당초엔 4개 후보 문제 중 하나를 총장이 추첨으로 선택할 계획이었고 15일 상오 총장에게 그렇게 얘기했으나 총장은 과장이 알아서 결정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수채화의 소재는 14일 시장에서 구입했다. 수채화 문제의 선정은 보고형식으로 했다,

이번 입시의 실기문제를 결정한 李의주 교수는 鎭구 양정동 성심의원 2층에 개인화실을 갖고 올해 부산대학 미술교육학과에 응시한 6~7명의 수험생들을 약2개월간 1주일에 이틀씩(수.목요일)지도해 왔음이 밝혀졌다. 李교수는 수 목요일 하오8시~9시30분 사이에 이들을 지도하곤 했다. 李의주 교수는 『국립대학 교수로서의 이런 개인지도 때문에 출제문제 누설의 의심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란 질문에 서울에선 이런 지도는 보통이라고 답하고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즉각 搜査나서 -市警 試驗紙 압수, 돈去來 여부도

부산시경 수사과는 20일 부산사대 입시문제 누설에 관한 본보 기사에 따라 전면 수사를 펴기로 했다. 경찰은 1차로 사전에 실기문제를 알고있던 일부 수험생들을 소환키로 하고 답안지도 압수할 방침이다. 또 입시문제누설 이면에 돈의 거래가 있었는지의 여부도 수사를 편다.
<1975년 1월 21일 국제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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釜山師大 美術實技 재시험 - 大學入試史上 처음...데셍部門만

부산대학교는 22일 입시실기문제사견으로 말썽이 된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의 시험문제관리가 허술하여 사전 누설됐음을 시인, 실기시험 중 데셍부문만 재시험을 오는 24일 상오 10시30분부터 실시키로 결정했다. 이는 우리나라 대학입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부산대학교는 21~22일 야간 부교수 모임을 갖고 사후대책을 논의한 끝에 영어 과락자와 학과총점 1백9점 이하 취득자 및 실기점수 3백점의 40%인 1백19점 이하를 받은 수험생은 재시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1백20점 이상을 받은 88명의 수험생에게 한해서만 24일에 4시간 동안 데셍시험을 실시키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14~17일 실시된 첫 시험엔 정원 30명에 3백18명이 응시, 釜大 최고 경쟁률(10.6대1)을 보였었다. 부산대학교는 88명의 명단은 매스컴을 통해 알리는 한편 게시도 할 예정이다. 부산대학 사범대 미술교육과 재시험이 결정된 데 대해 각계 반응은 다음과 같다.

◇수험생부모
▲ 孫탁종(鎭구 田浦동 27번지) = 딸(K여고)이 시험장에서 『나만 문제를 사전에 몰랐다』고 눈물을 흘렸다. 재시험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왔다니 딸의 합격 불합격에 관계없이 납득한다.
▲ 柳영덕(東구 水晶2동 274번지) = 학교당국은 허술한 시험관리로 얼마나 많은 부모들을 고민케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런 사건을 계기로 예능계 입시의 풍토가 개선 됐으면 좋겠다.
▲ 尹성근(鎭구 대연동 739-10) = 동생(H여고)을 비롯한 억울한 수험생들을 위해 대학당국은 시험지를 공개해 줬으면 한다. 국립대학 미술과 교수가 어떻게 그처럼 오해의 소지가 큰 개인지도를 할 수 있는지?

◇미술가들
▲金종식(東亞大교수) = 이 사건의 해결방법은 재시험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대학당국의 조처에 찬성함과 동시에 미술입시 풍토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을 통감한다.
▲李龍吉(판화가) = 비록 문제가 불과 며칠 전에 누설 됐더라도 실기점수엔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 않더라도 누설 그 자체가 추궁돼야 할 문제다. 학교당국의 조처는 당연지사다.
▲趙무광(부산여대 미술과) = 문제누설은 일단 입시의 공정성을 잃게 했다고 생각한다. 재시험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廉태진(부산교육대 교수) = 문제를 낸 교수가 개인지도를 했다면 오해받을 소지가 크다.
▲李동순(마발회장) = 이번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이 개입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재시험을 요구한다.
▲李기주(한성여대 교수) = 하루 전에 문제가 누설됐더라도 수험생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불공정한 시험을 초래한다. 시험관리의 허술함에 놀랐다.

◇저명인사
▲鄭운조(변호사) = 부대에서 이 문제를 묵인하려 해선 안되고 이런 풍토를 과감히 시정해야 한다.
▲朴원표(향토사학가) = 여론화된 이상 명백한 해명없이 우물주물 넘어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납득할 조치를 취해 만족스럽다.

物議일으켜 유감 - 尹天柱총장말

관계교수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는다. 누설 때문이 아니라 물의를 일으킨 데 유감으로 생각하고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이 조처를 결정했다.

文敎部서 조사 釜山師大에 報告書 내도록 지시

22일 문교부 관계자는 부산사대 입시문제 사전누설 사건에 대해 부산사대로부터 누설사건에 관한 구체적인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이미 지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도착하는대로 이를 분석, 부정행위가 있었을 경우 문교부 조사단을 현지에 급파,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며 그 결과 부정입시 행위가 적발될 경우 관계 교수에 대해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入試問題 누설확인 부산시경 미리 알았다는 朴군 소환

부산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 입시실기문제사건을 수사중인 시경수사과는 부산시내 D고교 朴모군(18)으로부터 시험전날인 15일 하오6시께 실기 데셍부문에 몰리에르가 출제될 것이란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받음으로써 수사가 급진전되고 있다, 朴군은 15일 하오6시께 중구 신창동 홍익화실에서 선배인 秋모씨로부터 아폴로석고상의 데셍 지도를 받고 있던중 秋씨가 누군가로부터 전화연락을 받고 몰리에르가 출제된다는 말을 해줬다는 것이다. 朴군은 아폴로 연습중단, 이날밤 9시까지 몰리에르 연습을 했다한다.

한편 시경은 부산시내 D여고의 미술교사인 최모씨와 K화실의 지도화가 申모씨등 2명을 소환, 부대 미술교육학과 과장 이의주(李義柱)교수로부터 시험 전에 몰리에르 출제정보를 들었는가의 여부를 추궁중이다. <1975년 1월23일 국제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