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치인과 탐사전문 記者가 바꾼 UFO 실체론

추적: 황당한 주장에서 정부 공식보고서 발표로 이어지게 된 과정

미국 국방부와 국가정보국장(DNI)은 미확인비행물체(UFO)에 대한 공식 보고서를 6월에 발표한다. UFO 존재 여부에 대한 논쟁은 수십 년간 이어져왔다. UFO의 실재(實在)를 주장한 사람들은 대개 음모론자로 치부됐다. UFO를 믿는 사람들은 정부 등이 앞장서서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UFO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 과거처럼 민간인들이 UFO 목격담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전직 정보 당국자들, 전투기 조종사 등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의 증언이 나오자 국방부가 사안의 중대성을 인정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워싱턴에서 이 문제를 단순한 가십거리가 아니라 실제 안보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의 이런 결정은 의회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 후보로도 출마했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2021년 회계연도 정보수권법안(Intelligence Authorization Act)에 180일 이내에 UFO 관련 구체적 분석 결과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강제 조항은 없지만 이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커짐에 따라 미국 국방부와 국가정보국장이 이를 제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월간지 뉴요커(New Yorker)는 최근호에서 국방부가 UFO 문제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된 과정을 추적한 기사를 실었다. 뉴요커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상한 사람들로 취급받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미국 정부의 보고서 발표 계획이 나오자 오랜 꿈이 이뤄지게 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요커는 전직 정보당국 고위 인사와 전투기 조종사의 증언으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최근 집중된 것은 맞지만 오랫동안 UFO를 믿고 이에 대한 연구를 해온 사람들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바보 취급받던 UFO 신봉자들
UFO를 믿는 사람들의 주장은 지난 수십 년간 외계에서 만들어진 비행물체가 지구를 찾았다는 것이다. 이 비행물체는 동력 장치가 없는 것으로 보임에도 음속을 넘나드는 속도로 비행하는데 이는 인간의 기술로는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UFO를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따라 모양이 조금씩 다른 것으로 보인다. 부메랑이나 접시처럼 생겼다는 사람도 있고 세로 형태의 기다란 시가 담배 같이 생겼다는 사람도 있다. 약 10미터 정도의 크기라는 목격자도 있고 마을 하나 크기 정도였다는 목격자도 있었다.


어찌 됐든 UFO 신봉자들의 주장은 대중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방향으로 진화하는 경우도 많았다. 미국 NASA 엔지니어 출신인 조셉 블룸리치는 1974년 “에스겔의 우주선”이라는 책을 썼다. 그는 이 책에서 UFO의 존재가 성경 구약에도 존재한다고 했다. 에스겔서 1장 중 하나님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바퀴 안에 바퀴’ 같은 표현이 사용됐는데 이것이 사실은 외계 우주선을 뜻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注: 에스겔서 1장 16절: 그 바퀴의 형상과 구조를 보니, 그 형상은 빛나는 녹주석과 같고 네 바퀴의 형상이 모두 똑같으며, 그 구조는 마치 바퀴 안에 바퀴가 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도 UFO를 목격했고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이 이에 대한 진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폴란드 출신의 조지 아담스키는 금성(Venus)에서 온 외계인을 만났는데 북유럽 사람처럼 생겼었다고 했다. 이 외계인이 지구를 찾아온 이유는 반복되는 핵실험에 불만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1947년 여름에는 UFO 신봉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로스웰 사건이 발생했다. 외계에서 온 비행물체가 뉴멕시코주의 시골 마을인 로스웰 지역에 추락했다는 사건이다. 음모론자들은 이 사건 현장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시체들과 잔해가 발견됐다고 주장한다. 미국 정부가 민간 군수회사에 잔해 분석을 의뢰했고 소련보다 먼저 비밀을 풀기 위해 모든 노력을 총동원했다고 한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발족한 비밀 조직인 ‘마제스틱 12(Majestic 12)’가 이와 관련된 사실들을 모두 은폐했다고 한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이런 내용을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게 털어놓으려고 하다가 암살당했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케네디가 매릴린 먼로에게 이런 내용을 알려줬다가 먼로 역시 목숨을 잃게 됐다고도 한다.


미국에서 유명한 UFO 신봉자 중 한 명은 스티븐 그리어라는 사람이다. 그는 버지니아주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사람이다. 그는 방대한 양의 문서들을 분석한 뒤 이를 사람들이 읽기 쉽게 요약해 전달해왔다. UFO를 믿는 사람들과 믿지 않는 사람들의 대화는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 뉴요커지(誌)는 이런 대화를 그리어의 발언을 통해 재구성했다.

[Q: UFO가 존재한다면 왜 이렇게 이들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가?
A: 이는 그들이 우리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Q: 왜?
A: 그들은 우리가 우주로까지 군사력을 확대해나가려고 하는 것을 불편해하기 때문이다.
Q: 우리가 이들을 향해 발포한 적이 있나?
A: 있다.
Q: 우리가 이들을 쏴야 하나?
A: 아니다.
Q: 왜?
A: 이들은 우리에게 우호적이다.
Q: 그걸 어떻게 아나?
A: 행성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문명이라고 한다면 우리 인류의 문명을 10억 분의 1초 만에 파괴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할 의도가 있었다면 말이다. 우리가 여전히 지구의 자유로운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것은 외계 문명이 적대 의사가 없다는 증거다.]


UFO 신봉자들이 조롱을 받아온 이유 중 하나는 그 중 일부가 극단적인 주장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리어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전직 육군 하사 출신인 클리포드 스톤은 외계 비행물체가 추락한 현장을 방문해 외계인을 직접 봤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살아있었고 일부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했다. 이들을 분석해 총 57개 종으로 분류했는데 대부분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너와 나와 거의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길을 걸으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집념의 記者 킨의 등장
미국에서 활동하는 UFO 전문가 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사람 중 한 명은 레슬리 킨이라는 여성이다. 킨 기자는 외계인을 봤다는 스톤과 같은 사람들의 주장과 관련, “(UFO 신봉자 중에는) 훌륭한 사람들도 많지만 일부 사람들은 말도 안되고 과장된 주장만을 내놓는다”고 했다. 정확한 목격자의 증언과 근거를 가지고 주장해야 하는 문제에 과장을 포함, 비웃음거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킨은 탐사보도 전문 기자 출신으로 UFO 관련 여러 특종을 한 사람이다. 그가 보스턴글로브와 뉴욕타임스에 쓴 기사들은 미국 전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뉴욕타임스 2017년 12월 16일자 1면 기사를 장식한 그의 글은 엄청난 관심을 이끌어냈다. 미국 국방부가 10년 넘게 UFO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숨겨왔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와 함께 미 해군 등이 촬영한 UFO 추정 영상을 함께 공개했다. UFO 신봉자들은 2017년 12월을 UFO 학문(?)에 있어 큰 전환점이라고 본다. 마침내 정부의 반응을 이끌어냈고 결과론적으로는 2021년 6월로 예정된 국방부의 보고서 공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7년 12월 이후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UFO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2020년 7월 CBS 방송에 출연해 미확인비행물체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이게 무엇인지 우리는 모르지만 우리가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존 브레넌은 2020년 12월 한 인터뷰에서 UFO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가 보고 있는 현상들은 아직 설명할 수 없고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또 다른 생명체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일과 관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존 랫클리프 前 국가정보국장(DNI)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군 및 공군 조종사들이 목격하고 위성 사진 등을 통해 파악한 현상들은 설명을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런 움직임을 모방하는 것도 어렵고 이러한 음속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의심해볼 수밖에 없는 정황들
그렇다면 킨 기자와 같은 사람이 주장하는 UFO 존재에 대한 증거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학자들은 현대 UFO의 논쟁의 시작을 1947년 6월 24일이라고 본다. 이날 미국인 민간 조종사인 케네스 아놀드는 워싱턴주 레이니어山을 비행하던 중 식별할 수 없는 비행물체 9개를 봤다고 주장했다. 부메랑 같은 모습의 비행물체들이 음속보다 두세 배 이상 빠르게 비행하고 있었다고 했다. 한 지역신문은 이를 두고 ‘비행 접시’라는 이름을 붙여 제목을 달았다. 이후 약 6개월 사이 비슷한 물체를 봤다는 주장이 미국에서만 850건 이상 나왔다. 당시 과학자들은 ‘비행 접시’라는 것은 있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기상학적 현상이라고 했다. 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일종의 자기최면에 걸렸다고도 했다.


1947년 9월 미국 공군은 이런 주장을 단순히 일축할 수 없는 보고를 받았다. 네이선 트위닝 중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현재 보고되고 있는 현상들은 실제 있는 일이고 가상의 현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미국 정부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소련을 비롯한 적국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프로젝트 사인(Sign)’이라는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해 이에 대한 수사를 실시했다. 당시 조사단은 특이 현상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과 착각에 불과하다고 믿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이 조사단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 보고되고 있는 관측 주장의 20%는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추락해 부서진 ‘비행 접시’의 잔해 등 실체가 있는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랜드연구소의 과학자를 인용, 행성간을 관통하는 비행 기술은 불가능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1년 뒤인 1948년 또 다른 주장이 나왔다. 이스턴 항공 조종사 두 명이 시가 담배 같이 생긴 커다란 물체가 엄청난 속도로 비행기에 접근했다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게 방향을 틀어 사라져버렸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비행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한 명과 지상에서 이를 목격했다는 사람들 일부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했다. 이것이 근접 거리에서 UFO가 목격된 첫 번째 사례였다. ‘프로젝트 사인’은 이에 대한 수사도 실시했다. 일부는 외계 물체라는 가설에 신빙성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회의론자들은 “만약 외계 물체가 왔다면 왜 우리에게 알리지 않았겠느냐”는 식의 입장이었다.


1952년 7월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UFO 함대가 백악관의 비행통제구역을 침범했다는 것이었다. 뉴욕타임스의 당시 기사 제목은 “워싱턴 인근을 비행하던 물체가 조종사와 레이더에 의해 포착되다”이었다. 공군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별일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비행물체가 포착돼 전투기가 출동했지만 교전은 없었다고 했다. 이때도 미국 정부는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편향된 조사
1953년 1월 CIA는 ‘로버트슨 패널’이라는 자문단을 비밀리에 구성했다. 이 패널은 캘리포니아공대 출신 수학물리학자인 하워드 로버트슨이 이끌었다. 이 자문단은 UFO가 목격됐다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너무 많은 목격담이 쏟아지고 있는 게 문제라는 결론을 내놨다. 이런 주장이 계속 나오게 된다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소련 첩보기가 미국 상공에서 목격돼도 UFO로 치부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패널은 정보당국이 나서서 UFO 미스터리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UFO를 주장하는 민간인들을 감시해야 하고 언론을 통해 이들의 주장을 깨뜨려야 한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프로젝트 사인’의 후속 조치로 ‘프로젝트 블루북’을 진행했다. 당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 중 유일한 과학자는 오하이오주 출신 천문학자인 앨런 하이넥이었다. 그는 UFO 회의론자였고 로버트슨 패널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다. 이들은 조사를 통해 UFO 목격담 중 95%는 사람들의 착각이었다는 결론을 내놨다. 비이상적인 구름의 이동, 대기의 급격한 기후 변화에 따른 현상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5%에 대해서는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하이넥은 회의론자였기는 했지만 이런 현상을 그냥 무시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1966년 3월 14일. 미시건주 덱스터 인근에서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저고도에서 비행하는 커다란 미식축구공 모양의 물체를 봤다고 했다.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고 했다. 하이넥은 이들이 목격한 것은 달과 별의 움직임이었고 식물들이 썩으며 배출하는 메탄가스의 일종이라고 했다.


훗날 대통령이 되는 제럴드 포드는 당시 하원의장을 지내고 있었다. 미시건주 출신인 그는 의회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 대중들은 더 제대로 된 설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이넥은 청문회에 출석해 UFO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독립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프로젝트 블루북’은 이후 17년간 약 1만2000건의 사건을 조사했고 701건에 대해서는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1966년 콜로라도 대학교의 물리학자인 에드워드 콘든은 정부로부터 30만 달러를 지원받아 UFO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의 주목적은 UFO의 진실보다는 UFO를 믿는 사람들의 심리 상태 분석이었다. 즉, 냉전이나 기술 경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감이 UFO를 목격했다는 주장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약 2년 뒤인 1968년 가을, 1000쪽 분량의 ‘콘든 보고서’가 발표됐다. ‘블루북’ 프로젝트에서 다룬 91개의 사건을 조사한 결과 30건이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고 했다. 이중 한 사건은 1956년 영국에 주둔하고 있던 미국 공군의 레이더 여러 개에서 비정상적으로 빠른 비행물체가 포착된 일이었다. 콘든 보고서는 UFO가 고도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콘든은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보고서의 요약과 결론 부분을 써놨다. 그는 “우리에게 주어진 기록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UFO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이 UFO 연구에 나서도록 하는 것을 독려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데 들어갈 예산을 더 나은 일에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프로젝트 블루북’은 1970년 1월 공식 종료됐다.


연구에 참여했던 회의론자 하이넥은 1972년 블루북과 콘든 보고서를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썼다. 이들은 UFO에 대한 진실을 연구한 게 아니라 이런 주장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는 것이었다.


조종사들의 증언
킨 기자는 UFO에 대한 신빙성 있는 주장, 즉 조종사를 비롯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의 증언이 뒷받침 된 사건을 중점적으로 파헤쳐야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1980년 영국에 주둔하던 미국 공군 장교 여러 명이 UFO를 목격했다는 주장을 검증했다. 이 사건은 ‘영국의 로스웰’이라고 불리는 사안이었다.


킨이 관심을 가졌던 또 다른 사건은 이란 공군 소령인 파비즈 자파리의 목격담이었다. 자파리는 1976년 테헤란 인근에서 빛을 뿜고 있는 물체를 격추하기 위해 F-4 전투기에 올랐다. 그는 이 물체가 강력한 적색, 녹색, 오렌지색, 청색 빛을 뿜어 내고 있어 본체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전투기의 무기 체계와 라디오 교신 기능이 전파 공격 때문에서인지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정보 소식통은 당시 사건과 관련해 4쪽짜리 기밀 문서를 작성해 워싱턴에 보고했다. 이 보고서는 롤란드 에반스 대령이 작성했다. 이 문서를 입수한 킨 기자는 미국 정부가 이런 내용을 공식 보고서에 담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정부에 이런 내용을 보고할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했다.


2002년 킨 기자는 ‘사이파이(SciFi)’ 방송국의 의뢰를 받아 UFO에 대한 추적에 나서게 됐다. 사이파이 방송국은 킨의 방송을 후원하기 위해 변호인과 연구원 등을 고용했고 워싱턴에 있는 광고 회사인 ‘포데스타마툰’과 계약을 맺었다. 에드윈 로스차일드가 이 광고회사의 대표였는데 그는 워싱턴의 인맥이 상당한 사람이었다. 로스차일드는 킨을 존 포데스타에게 소개시켜줬다. 포데스타는 빌 클린턴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고문 역할을 맡기도 한 사람이다.


2006년 11월 7일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또 한 번 UFO가 목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항 게이트 C17 부근에서 금속 형태의 접시 모양 물체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 물체는 1900피트 상공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지역 언론인 시카고 트리뷴은 이를 보도했는데 당시 목격자들 모두 실명을 밝히기를 꺼려했다. 그럼에도 이 기사는 이 언론사의 역사상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기사가 됐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 사건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했다. 그러다 유나이티드 항공 관계자와 관제사 사이에 나눈 대화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비행 접시 같은 물체가 발견됐다고 하는데 서로 봤느냐고 묻는 내용이었다.


FAA는 당시 사람들이 봤다고 하는 현상은 ‘펀치홀 구름’이라고 했다. 온도 변화에 따라 하늘에 주먹으로 구멍이 난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킨 기자가 취재한 전문가들은 당시 시카고의 날씨는 너무 따뜻했기 때문에 이런 구름 현상은 나타날 수 없다고 했다. 킨 기자는 다시 한 번 정부가 UFO에 대한 모든 증거들을 무시하고 은폐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빛을 뿜는 날카로운 시가 담배 같았다”
2007년 4월 23일 영국 올더니 항공 비행기 한 대가 18명의 승객을 태우고 영국 사우스햄튼에서 올더니로 출발했다. 당시 기장은 레이 보이어로 비행 경력은 18년에 달하는 베테랑이었다. 보이어는 이 노선을 지난 10년간 1000회 이상 왕복했다.


오후 2시 6분. 보이어는 눈 앞에서 반짝이는 노란색 불빛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태양에 반사된 빛으로 생각했는데 빛이 계속해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10배 확대가 가능한 망원경을 집어 들었다. 시가 담배 모양의 긴 물체로 양쪽 끝은 날카로웠다. 이 비행체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몇 초 뒤 또 다른 물체가 나타나더니 원래 보이던 물체 근처로 왔다. 당시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 중 한 명도 망원경을 통해 이를 봤다. 또 다른 승객 한 명 역시 햇빛과 비슷한 색을 띠고 있는 물체가 보였다고 했다. 보이어는 영국 항공청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전문가 입장에서 봤을 때 해당 물체의 크기는 “꽤 큰 마을 하나 크기”라고 했다.


영국 항공청 역시 이에 대한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언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영국 국방부는 한 주 뒤 성명을 발표했다. 이 물체를 목격했을 당시 비행기는 프랑스 영공에 있었기 때문에 영국 정부가 공식 발표할 사안이 아니라고 했다. 3주 뒤 영국 국방부는 또 다른 자료를 발표했는데 이런 물체가 포착된 레이더와 이를 봤다는 또 다른 비행기의 조종사의 증언을 담고 있었다.


영국 정부는 UFO 회의론자인 데이비드 클라크의 주도 하에 관련 사안을 조사했다. 해당 조사단에는 영국 내 전문가를 포함해 프랑스 정부 기관들이 참여했다. 이들 역시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킨 기자는 2010년 초 발표한 책과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신뢰도가 있는 UFO 전문가로 평가됐다. 그는 포데스타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의 인맥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만나 UFO에 대한 의견을 내기도 할 수 있는 정도의 인물이 됐다.


정치권으로 퍼지게 된 UFO
미국 정부가 UFO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데 큰 역할을 한 또 다른 인물 중 하나는 로버트 비글로우다. 그는 미국 전역에서 모텔 체인을 운영하는 부동산 사업가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UFO에 관심이 많았다. 항공 관련 문제들을 연구하는 개인 연구소도 차렸다. 그는 1990년대 말에 솔트레이크시티 인근에 있는 480 에이커 규모의 ‘스킨워커’ 농장을 샀다. 이 농장을 산 것이 그의 인생의 큰 변화를 줬다.


2007년 미 국방정보국(DIA) 고위 관계자는 비글로우에게 연락해 스킨워커에 관심이 있다는 뜻을 밝혔다. 비글로우는 자신과 친하던 당시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상원의원에게 이 DIA 관계자를 소개시켜줬다. 두 명 모두 UFO에 관심이 많았다.


리드는 동료 의원인 테드 스티븐스 등과 UFO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스티븐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조종사로 참전했고 직접 UFO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미 의회는 추경안에 2200만 달러를 비공식적으로 추가하도록 했다. 리드 의원 등의 압박으로 추가된 예산이었다. UFO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첨단항공무기체계적용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예산이 잡혔다. 민간 기관 발주를 통해 이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도록 했다. 이때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한 회사가 비글로우의 항공 연구소였다. 비글로우 연구팀은 조사단을 꾸리는 과정에서 국방부 방첩 담당 장교 출신인 루이스 엘리존도를 영입했다.


비글로우 연구팀은 정부의 자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기밀문서 등을 이유로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이들은 리드 상원의원의 도움을 받았다. 2009년 6월 리드 의원은 이 연구팀에 일정 기간 동안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요청을 해 미국 정부로부터 이에 대한 승인을 받아줬다.


이 연구팀은 엘리존도가 총괄해 이끌게 됐다. 이 부서는 ‘고등항공우주위협식별프로그램(AATIP)’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들이 맡았던 사건 중 하나가 잘 알려진 니미츠호 사건이다.


2004년 11월 미 항공모함 니미츠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바하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훈련을 시행하고 있었다. 훈련에 참여했던 구축함 프린스턴호와 레이더에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 물체는 8만 피트 상공에서 해면까지 수 초 만에 낙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1주일 간 비슷한 현상이 레이더에 포착되자 조종사 데이브 플레버는 출동 명령을 받았다. 플레버는 이 물체의 길이가 40피트(12미터) 정도였고 날개나 동력 장치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탁구공처럼 위아래로 튀고 있었다고 했다. 그와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던 두 명의 다른 조종사들도 비슷한 증언을 했다. 프레버는 이 물체를 추격하려 했지만 따라가지 못했다고 했다.


두 번째로 출격한 F-18 편대의 조종사 채드 언더우드는 전투기 탑재 적외선 카메라로 이 비행물체를 찍었다. 이 영상은 ‘FLIR1(전방 감시 적외선 암시 장치)’이라고 불린다. 레이더 화면에서 ‘락’에 걸려 있던 물체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모습이 담겼다.


UFO 실체론의 운명을 바꾼 NYT 특종
2017년 10월 4일, 크리스토퍼 멜론 前 국방부 정보 담당 부차관보는 국방부 인근의 고급 호텔에 킨 기자를 초청했다. 이 자리에는 전직 CIA 요원 등이 참석했다. 킨 기자는 이 자리에서 국방부 UFO 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엘리존도를 만났다. 엘리존도는 이날 모임 하루 전에 일을 그만둔 상황이었다. 약 세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모임에서 킨 기자는 미국 정부가 1970년 종료된 ‘프로젝트 블루북’ 이후에도 계속해서 UFO에 대한 조사를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킨 기자가 수 년에 걸쳐 정보공개요청과 소송을 통해 구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던 정부의 비밀 프로젝트의 실체를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 만남이 있은 얼마 뒤 엘리존도는 정부가 갖고 있는 영상을 공개하겠다는 뜻을 킨 기자에게 밝혔다. 민간인들이 찍은 희미한 사진이나 조작된 사진이 아닌 제대로 된 자료와 영상을 공개하겠다는 것이었다. 다만 조건이 붙었다. 이 기사가 뉴욕타임스에 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상의 프리랜스 기자였던 킨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뉴욕타임스의 기자인 랄프 블루멘탈에게 연락을 했다. 블루멘탈은 신문사 편집인인 딘 배큇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매우 충격적이고 분초를 다투는 기사를 공동으로 쓰고 싶다. 지난 달 퇴사한 고위 정보 당국자가 오랫동안 비밀에 감춰지고 신화화 됐던 내용을 확인해주기로 결정했다.”


뉴욕타임스는 베테랑 국방부 출입기자인 헬렌 쿠퍼를 투입, 킨과 블루멘탈과 함께 공동 기사를 쓰도록 했다. 이렇게 탄생한 특종이 앞서 언급한 2017년 12월 16일자 1면 기사다. 킨 기자는 “내 기사가 뉴욕타임스에 실리게 될 것이라고는 평생 상상도 못했다. 내가 지금까지 원했던 모든 것의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이 기사를 통해 국방부가 UFO 담당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됐고 국방부는 이를 시인했다. 사실상 이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을 비밀리에 배정했던 리드 상원의원은 “창피하거나 수치스럽지 않다”며 “이런 일을 추진한 게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국방부는 이 프로그램이 예산 삭감으로 인해 2012년에 중단됐다는 해명을 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이를 세상에 알린 엘리존도와 같은 사람들은 이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 보도로 인해 국방부에 대한 의회와 대중의 압박이 거세졌다. UFO에 대한 진실이 있다면 이를 공개해야 하고 진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2018년 여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는 2019년 국방수권법에 기밀로 된 내용을 포함시켰다. 국방부가 UFO 문제에 대한 조사를 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2019년 4월 미 해군은 조종사들에 하달되는 지침을 수정했다. 미확인물체가 발견되면 무조건 보고하도록 했다. 2019년 6월 버지니아 출신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미확인 비행 현상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2020년 6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2021년 정보수권법안에 항공 물체의 이상 현상에 대한 내용을 180일 이내에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미국에서는 UFO와 별개로 미확인비행현상(UFA, Unidentified Aerial Phenomena)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된다. 물체뿐만이 아니라 이에 따른 현상을 포괄적으로 담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UFO에 대해 금기시하던 미국의 전현직 정부 관계자들의 분위기 역시 조금씩 바뀌게 됐다. 뉴요커는 전직 공군 중령을 인터뷰했다. 그는 10년 전 전투기를 몰던 중 레이더 센서 두 개에서 찍힌 UFO를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쉽게 밝힐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UFO를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공개석상에 나오는 환경이 미국에 조성되고 있다. 앞으로 한 달 안에 있을 국방부 발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UFO 신봉자와 부정론자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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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dder49 2021-05-28 오후 3:14

    제 생각엔 음로론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관심이 많았었는데...
    제가 본 방송다큐등 기억에 남는 몇 가지는
    프랑스에 유명한 사진 동영상 분석팀이 있는데 그 곳에 UFO관련 영상이나 사진 가져가면 일단 99% 조작등으로 판명이 난다고 하네요..
    그리고 지금까지 가장 유명한 미국의 UFO관련 영상이 비밀해제에 의해 30년후에 공개되었는데..당시(몇 십년전) 정보당국의 최첨단 관측장비였다고합니다.
    참고하세요^^ 오늘 좋은 하루 되시고 건강하세요 ^^

  • 오른쪽 날개 2021-05-28 오후 3:13

    광활하고 끝이 없는 이 우주에 인간만이 유일한 고등생명체이며
    문명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만과 편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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