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박영환 정치부장은 "정권심판 표심 왜곡하는 ‘이준석 신당’"이란 칼럼(11월26일)에서 이준석 신당이 야권의 윤석열 심판 전략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준석 신당은 엄밀히 말하면 제3정당이라 하기 어렵고 정체성은 反윤석열뿐이라고 했다. 사상 첫 30대 당대표로 국민의힘의 변화와 쇄신을 상징한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권 창출의 1등 공신이란 점을 상기했다. 2022년 9월 미디어토마토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인물로 응답자의 34.8%가 이 전 대표를 꼽아 후보였던 윤 대통령(24.2%)보다 기여도가 더 크다고 봤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윤핵관을 앞세워 그를 당대표에서 쫓아냈다. 이 전 대표에게 신당은 윤 대통령과의 재대결, 여권 권력 중심으로 再起를 위한 발판이란 것이다.

그러니 이준석 신당은 여권 권력 게임이 낳은 국민의힘 ‘파생정당’ 정도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그래서 이준석 신당은 총선을 앞둔 정치지형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필자는 전망한다. 무당파 유권자 중에는 윤석열의 국민의힘을 심판하기로 했지만 이재명의 민주당도 찍을 수 없어 고민하는 이들이 상당수인데 이들이 이준석 신당의 反윤석열 깃발에 동의해 표를 준다면 그 결과는 역으로 정권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여권으로선 윤 대통령 국정 지지표는 국민의힘을 통해 모으고, 反윤석열 정권심판 표까지 이준석 신당을 통해 챙기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준석 신당이 흥행하면 피해자는 흡수해야 할 정권심판 표를 빼앗기는 민주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신당은 非이재명계 민주당 파생정당 출현의 명분이 될 수 있다. 민주당에서는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공개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등 당이 갈라질 조짐이 적지 않게 보이고, 이재명 대표와 대선후보 경쟁을 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3세력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反이재명을 표방한 파생정당을 통해 여당으로 갈 수 있는 反이재명 무당층을 흡수할 수 있다면 나쁠 게 없다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 정치부장은, 무당파 유권자들이 제3정당 출현을 기대하는 이유는 거대양당의 진영정치, 반사이익 정치 체제에서 탈피하기 위해서인데 이런 식이면 무당파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도 투표할 이유를 찾기 위해 번민의 시간을 보내야 할 판이라고 결론 내렸다.

보수의 입장에서 보면 이준석 신당은 위기의 보수를 구하고 그 외연을 넓히는 구명정 역할을 하여 윤석열 탄핵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란 이야기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 못한다면 과반수 정당이 없는 與小野大가 次善이 될 것이고, 보수는 이준석 신당과 국힘당이 개혁을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이준석 신당이 침몰하는 보수의 구명정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