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의인(義人)인 척 언동하는 의원이 몇 명 있다. 그들은 정당의 이익이 아닌 국익을 우선하는 사람으로 행세한다, 평소 민주당의 당론 같은 것을 옳지 못하다고 점잖게 꾸짖으면서 대놓고 반대한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는 정책엔 더욱 반대하는 말을 한다, 그래서 언론이 그들의 말을 받아 적어 주고, 그들의 몸값을 올려준다. 그런 자들이 있어서 국힘당은 긴장을 약간 풀기도 하고, 일부 국민은 그들에게 희망을 걸기도 한다.

나는 저런 언동에 속으면 안 된다고 여러 번 말했다. 저것은 민주당 지도부와의 교감을 거쳐서 나온 계책이며 전략이다고 주장해 왔다. 그들은 평소에는 자기가 마치 정의파인 양, 당론에 반대하는 발언을 힘차게 한다. 그러나 국회 투표장 안에서는 민주당의 당론에서 왼쪽으로도 벗어나지 않고 오른쪽으로도 벗어나지 않고 정확히 당론대로 투표한다. 평소에 내보였던 언행과는 정반대로 투표하는 것이다.

이번 이상민 행안부장관 탄핵 투표에서도 저 자들의 행보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평소 반듯한 발언을 골라서 하던 저 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반이재명계 의원 30여 명 또한 탄핵 투표에 반대할 것 같아 보였지만 투표 결과는 30명이 아니라 단 한 명도 반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스스로 이탈자는 한 명도 없었노라 자랑스럽게 발표했으니 더 할 말도 없다.

이를 민주당은 반대자들을 설득한 결과이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발표대로 반대자들을 설득한 결과다고 치더라도, 꼴난 설득에 넘어가는 자가 평소에 신념에 찬 사람처럼 행세한 것은 우스운 일이지 않나. 그리고 민주당이 반대자를 설득했다는 주장도 믿기 어렵다. 그들의 체면을 살려주고자 설득한 것으로 발표했을 것이다. 그리고 반대자를 설득했노라고 묻지도 않은 것을 설명한 말 때문에도 그 주장의 진실성이 흔들린다.

참고로 민주당 의원은 169명인데 탄핵 찬성자는 179명이었다. 평소, 당론에 구애받지 않겠노라 의인처럼 외치던 그들은 다 어디 갔는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처음이다면 나같은 길거리 사람이 그들의 거짓 의인 행세를 어떻게 눈치챘겠는가. 검수완박 투표 등 몇 번의 투표 결과와 그들이 했던 말이 불일치하니까 저절로 드러난 것이다. 꼬리가 길어서 밟힌 것이다.

요컨대 저 자들은 국민이 보는 데서는 민주당의 빗나간 당론에 반대하고, 국민이 못 보는 투표장 안에서는 당론에 찬성하는 것이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대통령실은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 했다. 부끄러운 역사의 마지막 문단에는 저 자들의 對국민 속임수도 기록되어야 한다. 국민을 속이는 그들의 더듬수가 이재명과 짝이 될만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번 사태가 조금 숙지근해지면 다시 또 광야의 의인처럼 나서서 민주당의 당론이나 이재명의 정책을 옳지 못하다고 나무랄 것이다.

<편집자 注-번견(番犬):집을 지키거나 망을 보는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