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산케이 신문은 북한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지난해 가을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과 ‘중국은행’의 계좌 동결로 타격을 입은 북한이 국교 관계가 있는 동남아 여러 나라의 은행에 새로 계좌를 개설하기 시작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신문은 UN의 대북제재결의안 채택 이후 미 재무성의 고위관리 등이 최근 베트남을 방문, 외교부수뇌와 중앙은행부총재 등과 면담했으며, 이 과정에서 ‘베트남무역은행’과 ‘동아시아은행’ 등에 북한의 ‘조선대성은행’과 ‘대동신용은행’, 단천상업은행 등 １０여개의 계좌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위법행위와 대량파괴무기(WMD)의 확산으로 이어지는 자금이 이들 계좌를 경유할 우려가 있음을 시사하면서 엄격한 대응을 취하도록 촉구했으며, 베트남 당국도 국제적신용에 관련된 문제로서 이들 계좌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엄정 대처할 방침을 세웠다고 신문은 언급했다.
북한에서 ‘대성’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기업은, 김정일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３９호실’의 통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베트남 외에, 북한과 국교를 맺고 있는 태국이나 몽골 등에도 미국은 같은 양상의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북한도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포위망이 확대되면 범죄 및 무기관련 계좌의 입금이 정지될 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무역결제도 지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이에 따라 북한은 검열이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이름으로의 계좌개설을 피하고 개인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사이 대학의 이영화 교수(북한경제)는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군부와 공작기관의 위법행위에 의해, 정규(正規) 무역결제에 사용하는 은행계좌까지 많이 상실했다”면서 “그 초조함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정부도 같은 양상의 압력을 조속히 내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