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매우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가 언제까지 뒷걸음질치는 나라를 붙들고 이렇게 시간과 정력을 낭비해야 되는지 걱정과 함께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조국을 사랑하고 후손들을 사랑하고 또 걱정하시는 애국시민들, 기독교인들, 그리고 사학인들 모두 저와 비슷한 심정으로, 사사로운 일들을 다 밀어둔 채 이곳에 오신 줄 압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건국이래 분단국가라는 약점과 6.25전쟁의 참상을 이겨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오늘날 세계 11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했습니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성공적인 역사인 것입니다.

그처럼 잘 나가던 이 나라가 갑자기 고장이 났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잘못된 좌파적 정책을 추진하여 나라가 통째로 내부로부터 허물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사립학교법 개악입니다.

개악된 사학법의 핵심은 소위 개방형이사란 이름으로 법인의 학교운영구너을 학교구성원들에게 넘겨주고 정부는 학교법인에 사소한 분쟁만 있어도 관선이사를 파송하여 학교를 접수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 개정 사학법이 그대로 시행되면 학교교육에 엄청난 혼란이 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교사회, 직원회, 학부모회, 학생회 등 학내 조직들이 제각기 주도권을 잡기 위한 투쟁을 벌여 학교현장은 정치판이 되고 아수라장이 될 것입니다.

전교조 교사들은 마음 놓고 학생들에게 친북,반미, 좌경 이념교육을 시켜 우리의 아들·딸들을 그들의 이념적 포로로 만들 것입니다.

종교계학교들은 구성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종교교육을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많은 사립학교에 관선이사가 파송되어 사실상 사립학교의 무상징발이 현실화될 것입니다.

특히 종교교육은 선교의 성패가 달린 문제입니다. 개정 사학법으로는 소신있는 종교교육을 할 수가 없습니다. 종교계학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기독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종교교육의 자유가 없어지면 종교의 자유도 없어집니다.

요즘 관선이사제도는 정부가 사학을 탈취하여 코드인사에게 넘겨주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기독교계 학교에 파송된 관선이사들이 학교내에 있는 교회를 폐쇄하고 학교재산을 매각처분하는 등 사학의 건학이념을 파괴하는 불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사학법이 명백한 위헌법률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립학교의 자율권과 경영권을 정당한 사유없이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학법은 당초 전교조가 주장했고, 열린우리당이 법률로 제안하여, 상임위의 심사도 없이, 국회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하여 변칙 처리되었습니다. 내용도 절차도 모두 변칙 처리된, 국가의 백년대계를 근본적으로 그르치는 악법입니다.

그 동안 우리 사학인들은 물론, 종교계, 애국시민단체, 각계 원로들까기 뜻을 모아 잘못된 사학법을 재개정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 왔습니다.

특히 종교계는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순교자적인 정신으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제 한 걸음 한 걸음을 확실하게 내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국민적인 요구들을 모두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감사원을 동원하여 전체 사학에 특별감사를 실시하는 등 사학과의 전면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학법을 재개정할 듯이 말하면, 집권 여당은 ´재개정 절대불가´라는 당론으로 화답하는 식으로 해서, 정부와 여당이 주고받으면서 국민을 놀리고 또 속이기까지 합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평온을 잃어버렸습니다. 너무도 짜증이 난다고 푸념들입니다.심화되는 계층간 갈등, 끊임없는 파업, 급증하는 청년실업, 만연되는 퇴폐문문화와 도박산업, 약화되는 국가안보, 막무가내한 정부태도... 짜증스럽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더욱이 전교조는 교육을 퇴보시켜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교육자가 수능시험을 앞두고 연가투쟁을 선언할 수 있단 말입니까? 한마디로 국가 전체가 절박한 위기상황입니다.

교육은 국가의 미래입니다. 교육을 포기하면 국가의 미랴가 없어집니다.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의 자손들에게 미래가 없는 나라를 물려주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빈곤 절대문맹의 시대였던 1940년대부터 경제대국이 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학인들은 재산도 삶도 아낌없이 바쳐 이 나라의 인재를 양성하여 나라의 미래를 열어왔습니다. 우리 모두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해 놓은 대한민국을 우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나는 정부·여당에게 묻습니다. 국민교육을 망치고 종교자유를 탄압하는 사학악법을 재개정하지 않고 앞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정치권은 더 이상 교육을 정치도구화해서는 안됩니다. 교육문제는 교육논리로 풀어야 합니다.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학교를 정치판으로 만들 것이며 나라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정치권은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기어코 이번 정기국회에서 모든 법률에 앞서 사립학교법의 재개정을 반드시 이룩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육부 당국자는 정치권의 비위나 맞추고 감사원의 눈치나 보는 소신없는 교육행정으로는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습니다. 순수한 교육적인 입장에서 사립학교법 재개정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교육부는 교육계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유념하여 역사의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자기목소리를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헌법재판소는 왜 종교계와 사학인들의 위헌심판청구를 법정기일이 지나도록 결정하지 않는 것입니까? 대한민국의 정체성 수호에 관한 이 위헌소송 사건에 대하여 법관으로서의 마지막 양심과 명예를 걸고 역사에 남을 명쾌한 위헌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 사학인들도 대오각성해야 합니다. 온 천하가 다 썩었다 할지라도 우리 사학인들은 결코 부패해서는 안 됩니다. 비록 일부 사학이라 할지라도 냄새가 나면 안 됩니다. 교육을 빙자해서 돈을 벌려고 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교육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학부모 여러분!우리 사학인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깨끗한 학교운영을 할 수 있도록 깊은 애정을 가지시고 항시 지도하시고 감독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교육을 살리고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면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할 것입니다. 이런 사립학교법을 가지고는 사학도 망하고 교육도 망하고 나라도 망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보시고 온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000만 기독교인들의 순교자적인 신앙정신과 애국시민·사학인 모두의 불같은 열정을 하나로 묶어 최후까지 거룩한 승리의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할 각오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9월 2일
한국사학법인연합회 회장 조용기

[황현성 기자]hhsofda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