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북중 간 국경 개방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탈북민 강제북송도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송두환 한국 국가인권위원장은 중국 정부에 자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송두환 위원장은 23일 중국 내 탈북민의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송두환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신형 코로나로 폐쇄했던 국경을 다시 개방할 경우 중국 구금시설에 억류 중인 약 2천여 명의 탈북민이 강제로 북송될 것으로 보인다는 일각의 보도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 탈북민이 강제북송될 경우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에 처하게 되는 점을 고려해 탈북민 강제북송을 중단하라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권고를 전격 수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도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움직임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들이 국제인권 규범에서 정한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에 따라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북송되지 않고 적절한 인권보호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14개 북한인권단체들과 지난 2013년 이후 북한에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는 지난 22일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한국 정부와 유럽연합에 공개서한을 보내고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 그리고 탈북 난민에 관한 내용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국군포로의 제네바협약 상 송환권과 국군포로들이 북한에서 겪은 강제노동, 노예화, 고문, 구금, 강제실종, 처형, 성분 차별, 가족 강제 분리 등을 언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납북자와 북한 내 억류자가 한국 또는 일본 출신임을 분명히 하고 한국인 억류자 6인의 이름을 명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중국 내 탈북민과 관련해선 북송된 임산부와 그 아이가 강제낙태와 영아 살해의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각국에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한국의 일부 언론은 최근 대북 소식통 등을 인용해 중국 지린성 난핑과 북한 함경북도 무산을 잇는 난핑-무산 세관이 지난 20일 3년 5개월여 만에 다시 개통됐다고 보도하며 이 경로를 통해 탈북민 북송이 재개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앞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UN CEDAW)는 지난달 중국 심의 후 발표한 최종견해(concluding observations)에서 인신매매 피해자인 북한 출신 여성과 소녀들을 이민법을 위반한 범죄자로 취급하지 말고 이들에게 임시 거주 허가(temporary residence permits)와 더불어 의료 시술, 심리사회적 상담, 교육 등에 대한 접근을 보장할 것을 중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UN COI)도 지난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강제송환된 탈북민들은 고문, 자의적 구금, 즉결처형, 강제낙태 그리고 여러 형태의 성폭력으로 고통받는다고 지적하며 중국 등 북한 주변국에 탈북민 강제송환을 중단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