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덕 방송위원은(전 통일부 장관)은 1일 방송된 <강인덕의 통일대화>를 통해서 최근 실패로 결론난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에 대해 “‘통 크게 논다’던 김정일 위원장이 일본,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로부터 강한 뒤통수를 얻어맞는 꼴이 되었다”고 꼬집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평가한 강 위원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안과 미국의 금융제재 등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움직임을 실례로 들었다.

특히 그는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당연히 이 결의안(안보리 결의안)은 통과될 수 없는 것이다”면서 “동맹국인 중국까지도 김정일 위원장 편에 서지 않고 반대편에 돌아섰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북한이 지금 어떤 형편에 놓여 있는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은 “미사일 발사로 (북한이) 과연 무슨 이득을 얻었느냐”면서 “이런 식으로 나가다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게 되고 그 결과 북한 인민의 일상생활이 말 그대로 고난의 행군 시대로 다시 돌아설 수밖에 없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은 북한 인민들에게 “백해무익한 만용은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nkd21@naver.com


다음은 방송 전문

북한 동포 여러분!

“통 크게 논다”던 김정일 위원장이 일본,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로부터 강한 뒤통수를 얻어맞는 꼴이 되었습니다.

지난 7월 5일 7발 미사일 발사에서 가장 중요한 실험이던 대륙간탄도 미사일-백두산 미사일 실험이 실패로 끝났으니 당초 계획했던 통이 큰 발사 실험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그런 구실만 제공해준 격이 되었습니다. 장기나 바둑에서 자충수를 둔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바로 자충수를 둔 것입니다.

국제사회는 더 이상 통이 크게 노는 김정일 위원장을 그대로 두었다간 동아시아의 안전과 평화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7월16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결의문 첫째 항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이 지역과 그 주변의 평화 안정, 안전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때문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국제적인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서 특별한 책임 하에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특별한 책임 하에 행동하게 될 것인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문은 우선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발사 동결을 재확인해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각국은 미사일과 관련물자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거나 북한으로부터 이러한 물자의 기술을 조달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은 조속히 무조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 이것이 유엔 각국이 취해야 할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했습니다. 비록 강제조항은 아니나 상당히 강한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 이번 유엔안전보장 이사회의 의지 즉 결의였습니다.

북한 동포 여러분

그런데 이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15개 안전보장이사국의 전원일치로 채택되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15개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은 바로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권하지도 않고 찬성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당연히 이 결의안은 통과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동맹국인 중국까지도 김정일 위원장 편에 서지 않고 반대편에 돌아섰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북한이 지금 어떤 형편에 놓여 있는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일 위원장은 아마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없는 세계는 생각할 수 없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세계도 김정일 위원장의 생각과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주변 국가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는 이웃나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차라리 없어지는 편이 좋다. 중국 인민들이 이런 생각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웃나라라면 서로 돕고 이로운 이웃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지금 북한은 이웃나라의 관계에서 안전이나 이익과는 전혀 상반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왜 미사일을 발사합니까.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벌벌 떨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무릎을 꿇을 나라가 또 어디에 있습니까. 주변 국가에는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북한 인민 여러분, 특히 대외무역에 종사하는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피부로 와 닿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점점 더 옥죄어 오는 미국의 금융제재를 아플 정도로 느낄 것입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1695호 결의로 북한에 대한 거래를 조심하라고 결의한 이상 아무리 동맹국이라고 할지라도 과거처럼 무조건 협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나라에 대해서는 당연히 제재조치가 가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베트남 중앙은행이 북한 상사들이 예치했던 구좌를 폐쇄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레둑투이 베트남 중앙은행 총재는 베트남 시중은행에 예치된 북한 관련 계좌를 철저히 조사해서 폐기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대동 신영은행과 단천 상업은행이 베트남 시중 은행에 계설한 계좌를 폐기하라는 지시입니다. 결국 동결당하기 전에 돈을 빼내서 다른 나라 은행에 예치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외국 신문에 보도한 바에 의하면 작년 9월 마카오 은행에 예치했던 2천4백만 달러를 동결당한 후 새로이 베트남, 태국, 몽골 등 10여 개 국 23개의 은행에 대해서 새로운 계좌를 개설했다고 하는데 이것들이 모두다 폐쇄당하는 그런 처지에 놓였습니다. 지금 남은 나라는 러시아뿐인데 러시아에서도 머지 않아 북한 상사들이 설정한 계좌를 모두 다 폐기시킨다는 것입니다.

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합니까. 왜 이런 제재 조치를 자초합니까. 미사일 발사 훈련으로 과연 무슨 이득을 얻었습니까. 중국과 러시아를 믿지 못하게 한들 이들 나라에 대한 북한이 할 수 있는 대응책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무모한 만용은 통근 행위가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나가다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게 되고 그 결과 북한 인민의 일상생활이 말 그대로 고난의 행군 시대로 다시 돌아설 수밖에 없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백해무익한 만용은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함을 다시 한번 지적해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