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집권 보수당의 하원 원내대표인 페니 모돈트(50) 추밀원 의장이 어제 찰스 3세 대관식에서 ‘뜻밖의 스타’로 주목받았다. 해군 예비역 대령인 모돈트 대표는 이날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진행된 대관식에서 騎士로서 왕의 의무와 덕목을 상징하는 ‘보검’(the sword of the state)을 왕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길이 121cm, 무게 3.6kg인 무거운 보검을 예식 내내 직각으로 들고 있었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여성이 이 역할을 맡은 건 영국 역사상 처음이다. 모돈트 의원은 2019년 영국 최초로 여성 국방부 장관을 지낸 국방 전문가다. 지난해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리시 수낵 현 총리와 경쟁한 후보 중 한 명이었다. 2010년 정치에 입문한 모돈트 의원은 2017년 국제개발부 장관, 2018년 여성 및 평등부 장관을 지냈다. 모돈트 원내대표와 라이벌 관계인. 알라스테어 캠벨 전 노동당 대변인은 트위터에 “모돈트 의장의 팔과 어깨 힘에 경외심을 느낀다”고 적었다. 모돈트 의원은 대관식 전 인터뷰에서 “팔굽혀펴기를 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대관식 후 트위터에 “군인과 경찰관은 안전을 위해 몇 시간 동안 걷거나 서 있는다. 그에 비해 제 일은 오히려 쉬웠다”고 했다. 모돈트 원내 대표의 아버지는 공수부대원이었다. 이번 대관식 행사나 작년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은 군인들과 성직자들이 주관했다. 왕족과 귀족들이 자동적으로 군인들이었던 유럽에선 군사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치나 사회에 스며들어 있다가 이런 행사를 통하여 문화적으로 미학적으로 표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