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거친 항의에 FIFA는 속으로 웃는다>

오늘 조선일보는 이렇게 썼다.《“심판 개XX” 욕하고, 모니터 치고…16강 탈락 우루과이 선수들 징계 위기》맞다. 징계 위기일 것이다. 그러나 징계는 개인적인 문제에 그치고, 저러므로 해서 월드컵은 더 인기를 끌게 됨도 FIFA는 똑똑히 안다.

잠시 개인사를 말 좀 하겠다. 지금은 FIFA라고 말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어서 굳이 국제축구연맹이라 말하지 않아도 통한다 그러나 우리가 어려서 우리 지역 신문사에 입사 시험을 칠 때, “FIFA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원어대로 다 쓰라”가 시험문제에 나왔다. 나는 답하지 못했다. 그래서 시험에 떨어졌는지도 모른다. 재차 말하지만 선수들의 저런 분노가 양념으로 작용해, FIFA는 성공하고 세계인이 다 알게 되었다.

무학산도 어떤 경기단체의 심판을 오래 했고, 그 경기단체를 이끌고 나가는 직책을 맡아봐서 심판의 자세를 잘 안다. 심판이 정실에 기우는 것을 막기란 사람이 죄를 안 짓게 막는 것만큼 어렵다. 어차피 심판은 욕을 들어야만 되는 사람이다. 그러니 정실에도 기울지 않겠나. 그러면 주로 어떤 경우에 정실로 흐르는지 예를 들어보겠다.

두 선수가 아주 고부고부 시합을 한 바람에, 공자가 와서 판정을 해도 “심판 개XX”라는 소리들 듣고말 경기가 있다. 이런 경우, 어느쪽 선수의 손을 들어주어도 괜찮고, 반대로 어느쪽이든 기필코 항의를 한다. 아마튜어 경기는 무승부가 없기에 어떻게든 판정을 해야 한다. 이럴 때 심판은 도망가고 싶다. 이때 정실로 흐른다. 이러든 저러든 어차피 맞을 매 고운 놈을 이기게 해주자는 심리에 놓이게 된다.

“이놈이 평소 착했다” “이놈이 평소 인사성이 있었다” “이 선수의 선생과 나는 친구 사이이지 않은가” ‘이 선수의 코치가 해마다 나에게 연하장을 보내지 않는가“ 하는 소소한 것들이 판단 요소로 작용해 버린다. 이는 어쩌지 못할 인지상정이다. FIFA라고 예외이겠나. 소문난 경기일수록 더 그렇다. 이때 “심판 개XX” 욕이 왜 안 나오겠는가.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 욕한 것조차 징계한다면 FIFA는 망할 것이다. 징계를 할 것처럼 더 난리를 피워야 사람의 동정심이 우러나와 조용해진다. 다들 그렇게 처리한다.

저런 고부고부 경기에도 더 정확성을 기한답시고 컴퓨터 채점제도로 바꾸었다. 그러니 관중이 외면, 구경오는 사람이 없어졌고 컴퓨터 시스템을 발로 차는 사람도 나왔다. 심판의 판정에 불복한 사람은 보았지만 심판을 발로 차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컴퓨터 채점제도를 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월드컵 경기에도 비디오 판독(VAR) 시스템을 들였다. 그러나 경기 후 선수들이 모니터를 손으로 쳐서 넘어뜨렸다. FIFA가 살려면 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없애야 한다. 아니 FIFA가 정확성을 핑계로 일부러 들였는지 모른다. 선수들이 저렇게 거친 항의를 하라고. 양념으로.

어떤 이는 이렇게 말했다 “변명은 아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믿기 힘든 페널티킥들이 주어지고 있다. 심판위원회와 FIFA는 최소한 더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설명을 잘하든지 거짓말을 잘하든지 해야 FIFA는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