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는 8일 오전 11시20분을 기해, 순간 예비전력이 330만㎾로 떨어져 전력 경보 ‘관심’을 발령했다. 예비전력이 400만㎾~ 300만㎾이면 ‘관심’이 발령되고, 예비전력이 300만㎾~ 200만㎾은 ‘주의’, 200만㎾ ~100만㎾은 ‘경계’, 100만㎾ 미만은 ‘심각’으로 분류된다.

오늘 예비전력은 1시59분에는 275만㎾로 떨어졌다. 결국 주의경보가 발령되었다. 전력거래소는 이에 따라 민간전력공급자 397만㎽, 자가발전사업자 198만㎾ 등으로부터 총 597만㎽를 확보하는 등 需要(수요)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으니 2005년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당시 정동영 통일부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임위원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수로건설을 중단하는 대신에 200만㎾의 전력을 北에 직접 송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취지의 중대제안을 북한에 했었다.

당시 鄭 씨는 ‘200만㎾ 對北送電(대북송전)’에 대해 “향후 10여 년 간 전력수급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2008년 이후부터 전력 제공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동영 씨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 알 수 있다. 만약 그의 말대로 북한에 200만㎾를 송전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1948년 5월14일, 북한은 사전 예고도 없이 斷電(단전), 남한을 일시에 암흑천지로 만들어 버렸다. 그때, 북한에는 수풍수력발전소의 60만㎾를 비롯해 장전강ㆍ부전강ㆍ허천강에 80만㎾ 등 거의 200만㎾의 발전소를 가지고 있었다.

남한에는 日帝가 지은 영월 火力발전소 10만㎾, 당인리 火力발전소 2만 5천㎾ 등 조그만 발전소들을 포함해 총 20만㎾가 될까 말까 한 빈약한 電力(전력)설비가 있었다. 6ㆍ25전쟁이 끝날 무렵 이승만 대통령은 12만㎾짜리 화천 水力 발전소를 탈환, 死守하도록 지시했고 이 발전소를 빼고 뺏기는 치열한 전투로 약 3만 명의 국군장병이 희생되기도 했다. 5ㆍ16혁명이 발발한 1961년에도 남한의 전력설비는 총 36만 6천㎾에 불과했다.

이처럼 우리에겐 전기를 둘러싸고 눈물겹고 피 어린 역사가 있었다. 사실이 그러함에도 정동영은 200만㎾라는 대북송전 구상이라는 亡國(망국)적인 계획을 세운 것이다. 또한 200만㎾라면 남한이 보유한 대용량 원자력발전소 2기의 최대출력에 해당하며 현재 북한의 전체 전력설비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예비전력을 확보하느라 온 나라가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이를 볼때마다 정동영 씨의 200만㎾ 대북송전 구상이 떠 오른다.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말은 항상 거짓과 오판으로 결론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