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死한 뒤 하늘 위에서 戰場과 가족들을 내려다봤다는 아이
前生을 기억한다는 아이들(10) - “나는 흑인이었고 지금과 다르게 말했어요”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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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캐롤 바우먼이라는 전생 전문가의 자녀 두 명이 최면치료사 노먼 인지를 통해 떠올려낸 기억들을 소개했다. 다섯 살인 아들 체이스는 ‘쾅’ 하는 소리를 극도로 무서워했는데 최면 과정에서 그는 전쟁에서 원치 않게 총을 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냈다. 아홉 살인 딸 사라는 집이 불에 타는 것을 두려워했는데 최면 과정에서 자신의 집이 불에 타 숨졌다고 말했다.


체이스와 사라는 이후에도 몇 차례 최면을 통해 이들이 떠올려낸 전생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내용과 새로운 전생 이야기를 꺼내놨는데 이를 지금부터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캐롤 바우먼의 가족은 최면치료가 있고난 몇 달 후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빌에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외곽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 이사를 갔을 무렵 체이스는 여섯 살이 됐는데 최면 이후 한 번도 전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함께 아침을 먹는 자리에서 체이스가, “엄마, (최면치료사) 노먼과 있을 때 내가 군인이었던 걸 봤다고 했던 거 기억나요?”라고 묻더라는 것이다. 어머니 캐롤은 기억이 난다고 말하며 잊어버린줄 알았던 체이스가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체이스는 “그게, 그때 말을 참 웃기게 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캐롤을 빤히 쳐다봤다.


“무슨 말이니? 그때 영어를 썼니?”

“네, 하지만 웃기게 말을 했어요. 지금과는 다른 말투였어요.”

그러더니 체이스는 이렇게 다시 말하더란 것이다.

“엄마, 흑인들이 어떻게 말하는지 아시죠?”

캐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흑인이었어요.”


캐롤은 아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돼 고민을 하다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고 했다. 다른 흑인 군인들과 함께 있었던 거냐고 물으니 체이스는 그렇다고 했다. 흑인과 백인 군인들이 함께 싸웠다고 했다.


캐롤은 노먼이 하던 방식이 떠올라 “또 뭐가 보이니?”라고 물었다. 체이스는 기억나는 것은 이게 다라고 했다. 그러더니 다시 평범한 아이처럼 먹고 있던 시리얼을 먹기 시작하더란 것이다.


이로부터 한 2년쯤 흐른 1991년 2월. 미국 언론은 온통 걸프전쟁으로 시끄러웠다. 어느 날 밤 캐롤의 가족은 함께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이스라엘에 첫 번째 스커드미사일이 떨어졌다는 뉴스가 나오며 굉음이 효과음으로 전해졌다. 아들 체이스는 울기 시작했고 캐롤과 남편 스티브는 전쟁이 미국으로도 확산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곤 했다고 한다.

 

지상전(地上戰)이 시작된 얼마 후 어느 날, 캐롤은 학교에 체이스를 데리러 갔었다. 체이스는 차에 타자마자 “어느 누구도 나를 다시 싸우게 할 순 없을 거야”라며 소리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캐롤은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다시 한 번 물었더니 똑같은 말을 반복하더란 것이다.


그러자 체이스는 다시 한 번 최면치료를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더 많은 이야기가 떠오를 것 같다고 했다. 학교 친구들이 TV에 나오는 전쟁 이야기를 계속 하는데 생각이 계속 떠오른다는 것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체이스는 학교에 미군들의 무사 귀한을 응원하는 노란 리본들이 걸려 있다고 했다. 선생과 학생들이 미군을 걱정하면서도 이라크에 대한 공격의 총대를 미국이 메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전쟁을 이렇게 미화하는 것을 듣고 있자 불편한 기억들이 계속 떠오르게 됐다고 했다.


체이스가 걸프전쟁 이전에 전생 기억을 떠올려낸 것은 2년 전이었다. 이 기간 동안 어머니 캐롤은 노먼 등의 도움을 받아 직접 최면치료를 하는 방법을 공부했다. 최면을 통해 어느 정도의 전생 기억을 떠올려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었다.


캐롤은 체이스를 침대에 눕히고 최면을 걸기 시작했다. “노먼과 함께 있을 때 봤다고 했던 장면으로 돌아가 보라”고 말했다. 여덟 살이 된 체이스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눈으로는 보여요. 말들이 계곡을 따라 달려오고 있어요. 앞에 창이 달린 총을 찬 사람들도 보이네요. 나는 바위 뒤에 웅크리고 앉아 이들을 올려다보고 있어요. 슬프고 무섭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투가 벌어지고 있고 연기가 자욱해요. 나는 아직 총을 쏘지는 않고 기다리고 있어요. 이제 적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어요. 나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선택은 없어요. 말에 탄 군인들은 백인이고 나는 흑인이에요. 백인 군인들은 나랑 같은 편이에요. 손목에 총을 맞았어요. 모든 게 어두컴컴해져요.>


캐롤은 다섯 살 때 최면과 마찬가지로 체이스가 어린이의 목소리를 하고서는 성인의 시각에서 말을 해 놀랐다고 했다.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했다.


체이스는 이후 그가 다섯 살때 최면에서 떠올려낸 이야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손목에 붕대를 감고 다시 전선으로 나갔다고 했고 대포가 실린 마차가 보인다고 했다. 자신이 직접 계곡 위에서 대포를 쏘고 있다고 하더니 자기는 쏘기만 하고 장전은 다른 사람이 해주고 있다고 했다.


캐롤은 체이스에게 “왜 싸우고 있는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체이스는 모르겠다고 했다.


캐롤은 체이스에게 전쟁에 참여하기 전의 장면을 떠올려보라고 했다. 체이스가 도대체 왜 전쟁에 참전하게 됐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체이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제 집에 있어요. 나무로 만들어진 오두막집이에요. 집 밖 현관에는 흔들의자가 하나 있고 문이 가운데에 있어요. 자식이 둘 있고 아내도 있어요. 전쟁 전의 시기라 너무 좋네요. 저는 흑인들이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에 머물고 있었어요. 제 뒤에 아내가 있는 게 보이네요. 아내는 파란색 드레스와 하얀색 앞치마를 입고 있어요. 안에 속치마를 입고 있고 검정색 부츠를 신고 있어요.
한 흑인 남성이 현관에서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게 보여요. 바로 저네요. 아주 젊지는 않고 한 30세 정도인 것 같아요. 이 동네가 매우 마음에 들어요. 여기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아기 때 위가 가려진 마차에 넣어져 여기로 오게 됐어요. 저는 화가이자 목수였고 만든 냄비들을 팔았어요.
제 집 앞에 모래로 된 길이 있는데 이쪽으로 나가면 마을로 갈 수 있어요. 제가 사는 마을에는 마차와 농장이 많았고 평화로운 곳이었어요. 닭들도 자유롭게 걸어 다녔고요. 다른 흑인들도 살았는데 다 서로 잘 지냈어요. 마을 이름은 ‘콜로소(Collosso)’와 같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1860년대 언제였던 것 같아요.>


어머니 캐롤은 체이스의 기억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계속 그가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마을 중심가에 있는 포스터 앞에 모여 있어요. 사람들이 전쟁 이야기를 하며 흥분해 있었어요. 저도 포스터에 있는 글귀를 읽고 있었는데 ‘전쟁’이라고 크게 쓰여 있었어요. 제가 실제로 글을 읽을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원봉사자를 찾는 내용이었어요. 저도 흥분했고 자원하기로 결심했죠. 종이에 서명을 했는데 종이에 뭐라고 쓰여 있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글을 읽지 못했어요.
가족을 떠나야 하는데 너무 슬퍼요. 특히 아이들이 울고 있는데 슬퍼요. 제 인생에서 가장 슬픈 순간이에요.>


체이스는 한동안 슬픔에 잠겨 말을 하지 못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누군가 중요한 사람을 만나야 한대요. 장군이라고 했었던 것 같아요. 이 사람은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이야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가족 생각이 나서 집중이 되지 않았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슬퍼했어요.>


체이스의 머릿속 장면은 다시 전장으로 넘어갔다. 손목에 총상을 입어 사람들이 붕대를 감아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또 다시 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고통으로 인해 소리를 지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다 다시 전장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또 하더니 “대포 뒤에 있는데 맞았다”고 소리쳤다. 그러더니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고 한다.


체이스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얼마간 있은 뒤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장 위에 날고 있어요. 내가 끝났다는 것이 기분이 좋아요. 제 아래에 있는 전장과 연기가 보여요. 제 아래는 모두 멈춰 있는 것 같고 연기만 가득해요. 어떤 것도 움직이지 않고 있어요. 다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에 기뻐요. 제가 살던 집 위를 떠다니며 아내와 아이들을 보고 있어요. 가족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를 하고 있어요. 나는 영혼이기 때문에 이들은 나를 보지는 못해요. 하지만 이들은 내가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아들 체이스를 본 캐롤은 그가 평온해 보였다고 했다. 한 1분 정도 체이스가 평화를 즐길 수 있도록 나둔 뒤 캐롤은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 군인으로서의 삶에서 무엇을 배웠느냐고 물었는데 그 대답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은 전쟁에 있어 봐야 해요. 모든 것에 대한 균형을 맞춰주죠. 꼭 전쟁에서 죽으라는 뜻이 아니라 경험을 해보라는 것이에요. 어떤 느낌인지를 알게 될 거에요.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게 될 것이고 나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될 거에요. 저는 2차 세계대전에는 참전하지 않았어요. 저 위에 있었어요. 더 평화로운 시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죠. 이 두 삶 사이에 짧은 인생 한 번을 더 살았어요.>


캐롤은 아들이 말한 ‘저 위’가 어떤 장소를 말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체이스는 더 이상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이렇게 최면은 마무리됐다. 어머니와 포옹을 마친 체이스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내 마음이 안정됐다고 했다. 그러고는 다시 여느 아이처럼 새로 생긴 레고 장난감과 놀기 위해 다른 방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어머니 캐롤은 이후 신문기사와 역사학자들을 통해 체이스가 말한 내용이 1861년부터 1865년 사이 벌어진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의 상황과 겹치는 점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백인과 흑인이 함께 싸웠던 점, 그리고 체이스가 이야기한 전생의 아내의 옷차림, 즉 속치마와 드레스 등이 당시의 상황과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회의적인 시각에서 이 이야기를 본 사람은 증인이 어머니인 캐롤밖에 없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생 이야기에 대해 또 하나 회의론적인 관점은 부모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주입하거나, 아이가 하는 말은 부모가 각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캐롤은 아이들이 최면치료사 노먼을 통해 전생 이야기를 떠올려내고, 이에 따라 이들이 겪고 있던 트라우마가 사라진 것에 큰 감명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생을 연구한 학자들의 여러 저서와 논문을 공부했고 실제로 직접 최면치료사가 되는 과정을 밟았다. 그는 이 과정에서 노먼과 여러 차례 만났는데 이 과정에서 노먼은 한 번 더 체이스와 사라에 대한 최면치료를 하게 된다. 다음 차례에서는 노먼과의 두 번째 최면치료에서 이들이 떠올린 이야기를 소개하려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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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3, 03:2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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